국방부는 한국전투기사업 재검토 기간 초기에 이양호 전 합참3차장(현
합참의장)을 미국에 비밀리에 출장 보내 기종변경을 검토하고 있음을 미
국 정부에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방부의 한국전투기사업 재검토 과정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종
변경 지시를 이행한 절차였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사실은 90년 12월17일자 합동참모본부의 `미국출장 결과보고''라는
문서에서 나타났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이양호 당시 합참3차장은 한국전투기사업 재검토 기
간 초기인 90년 12월2일부터 15일까지 2주일 동안 미국에 출장을 가 미국
국방부와 공군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기종변경에 대한 미국 정부
와 군의 반응을 탐색했다.
이 차장은 특히 이종구 당시 국방장관이 체니 미 국방장관에게 F-16 관
련자료를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미국 국방부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미
국 관리들의 반응을 집중 관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기종선정은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존
중한다"는 공식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한국전투기사업에서 기
술이전을 위해 중요시하는 `공동생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
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차장은 귀국해 "미국방부는 특정기종을 선호하지 않고 있고
, 한국 정부가 어떤 기종을 선택해도 사업 조기추진을 위해 공동노력할
것"이라고 출장결과 보고를 했다.
한편 이양호 합참의장은 "90년 12월 중순 당시 전투기사업 검토위원(
위원장 권영해 차관)들의 건의와 이종구 장관의 승인에 따라 미국을 방문
해 공군성 잭 퀴시 획득차관보를 만나 한국형전투기 재검토와 관련한 한
국 정부의 두가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