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근(16.미캘리포니아주 토렌스고1년)의 스코어는 6오버파76타.
그러나 그스코어를 치고도 오는 93년US오픈 역사상 프레스센터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가진 가장 나이어린 선수가됐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처음
메이저대회 회견을 한 기록도 남기게 됐다.

우선 회견내용부터 보자.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처음엔 정말 긴장했으나 몇홀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10번홀에서 최악의 드라이버샷을 날린후부터 인내심을 잃고 연속보기를
범하기 시작했다"
-10번홀(파4.4백54야드)에서 트리플보기를 한 상황을 말해달라.

"9번홀 버디후 가슴이 고동쳤다. 10번홀에서는 있는 힘껏 티샷했는데
그만 손목이 일찍 꺾이며 훅이났다. 나무뒤의 깊은 러프라 세컨드샷을
9번아이언으로 쳤으나 또다시 건너편 러프까지 갔고 세번째 6번아이언샷도
당겨지면서 그린왼쪽러프였다.

나는 16세로 거기서 화가 났다. 결국 4온후 3퍼트까지 한것이다. 10번홀
세컨드샷은 정말 어리석었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느꼈는가.

"볼을 치는것은 크게 다를바 없는것 같으나 기본자세가 아주 틀렸다.
프로는 미스샷을 냈을때도 인내심을 유지하지만 아마는 나와같이 마음의
평정을 잃는다. 오늘함께 라운딩한 제프매거트(93미상금랭킹15위.이날
1언더파69타로 13위)에게 정말 많은것을 배웠다"
-관중들은 어땠는가.

"정말 좋았다. 그들은 "포기하지마",또는 "전진해 테드"하며 나를
격려했다"
-인종적 측면에서 어떤 압박감을 느끼는가.

"나를 포함한 모두가 선수일뿐이고 나는 나자신을 위해 플레이할뿐이다"
-코스에 대해서는.

"아마들은 이곳과 같이 단단하고 빠른그린, 깊은 러프에서 플레이 해볼
기회가 별로 없다. 나는 오늘 러프에서 계속 헤맸고 정확성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내용에서 나타나듯 오는 솔직하고 여유있게 질문에 답해나갔다.

원래 프레스센터회견은 성적좋은 선수들만 불러하는 것이 관례지만 경기후
오에게 기자들이 워낙 많이 몰려들자 프레스센터회견이 마련된 것.
회견에는 1백명가까운 각국 기자가 몰렸는데 한 외국기자는 "정말
똘똘하다"며 호감을 표시하기도.

<>.이곳시간 17일 벌투스롤GC 로어코스(파70.7천1백52야드)에서 벌어진
제93회 US오픈 첫날경기에서 오태근은 버디2,보기5,트리플보기1개로
6오버파76타(전반1오버파35타,후반5오버파41타)를 쳤다. 순위는
공동1백30위. 오는 전반을 보기2(1,8홀 모두 세컨드샷이
그린사이드벙커행으로 3온2퍼트),버디1개(파3인9번홀에서 2m 짜리)로
선전했다.

그러나 후반들어서는 10번홀 트리플 보기(4온후10m거리3퍼트)후 흔들리며
보기3개를 추가했다.

오는 이날 특히 가장 자신있다는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이며 절반이상
러프에 빠졌다.

그러나 2~3 짜리 버디퍼트2개 성공과 3~4개의 2~4 짜리 "파세이브 퍼트"를
넣으며 더이상의 보기를 막은 것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을 보여준
것이었다.

오의 부친 오영광씨(45)는 "평소샷의 50%도 안나왔다"고 푸념했지만
그것이 바로 메이저대회의 텃세이자 중압감을 의미할수 밖에 없다.
오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로 봐야 하며 그의 말대로 "크게 배운
라운드"였을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스코트호크(미.38)조이신들러(미.35)크레이그페리(호주)등 3명이 각각
4언더파 66타를 치며 공동선두를 마크했다. 89년 매스터즈대회 연장전에서
60 퍼팅을 놓친 비운의 주인공이자 최근 한국오픈에서도
연속출전,2번우승했던 스코트 호크는 이날 버디5에 보기1개였다.

프레드 커플스,레이플로이드가 2언더파 68타로 공동6위권이고
닉팔도,톰왓슨,잭니클로스등이 이븐파70타로 공동19위권,그레그 노먼은
3오버파 73타로 공동98위이고 존 데일리는 72타로 공동76위
한편 미국의 마이크 헐버트는 이날 12번홀(파3.1백93야드)에서
5번아이언샷으로 US오픈사상 25번째의 홀인원을 기록하며 71타.

<>.오의 커트오프 통과바람은 역시 "희망사항"에 그칠것 같다.

커트오프통과는 공동60위까지 또는 선두와 10타차이내의 선수까지이다.
기대할것은 10타차규정인데 그같은 희망은 오가 2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쳐야
바라볼수 있다.

대회수준으로 볼때 대단히 힘겹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페블비치US오픈에서도 아마추어는 한명도 커트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만약 오가 3라운드에 진출한다면 그는 93년의 US오픈사상 최연소자로 72홀
플레이를 마친 "역사"를 만들어 내는 셈이다.

<>.독자들은 오가 "요넥스"마크가 붙은 모자를 쓰고나오는 것이 궁금하고
의아스러울 것이다.

프로가 아닌이상 용품계약을 할수없는데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오의
"골프환경"을 뜻할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얘기할
작정이다.

[스프링필드(미뉴저지주)=김흥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