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 금리를 낮추고 투자심리를 부추기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긋
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단적인 예로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미루면서 생
기는 여유자금으로 은행빚을 갚기는 커녕 돈놀이에 치중함으로써 돈이 6개
월이나 잠기는 기업금전신탁의 잔고가 1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년동안 3천5백78억원이 늘어났던 기업금전신탁은 올 들어선 매달
평균 지난해 1년 증가분의 두배에 가까운 6천7백51억원씩 증가해 3조7천1백
33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예년 같았으면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일어나는 4~6월에 기업자금의
자금수요가 크게 일어났는데도 올해는 기업들이 예금을 빼다 쓰기는 커녕
한달평균 7천8백47억원씩 돈을 더 저축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이 6개월동안 맡기는 여유자금을 은행에서 고
수익성 유가증권등에 운용해 그 실적에 따라 배당해주는 단기성 신탁상품인
기업금전신탁예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들어 늘어난 기업금전신탁 잔고는 신경제 1백일계획에 따른 중소기업 지
원자금(1조2천억원)의 3배가 넘는다.
한은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4~5월에 자금수요가 본격적으로 일고 비수기
라지만 6월에도 꾸준히 자금수요가 있는 편인데 올해는 1월에만 기업금전신
탁 잔액이 줄어들었을 뿐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엔고와 중국특수등에 따
른 일부 상품의 수출호조와 일부 경제지표상 회복조짐이 있지만 아직까진
경기가 나아지는 움직임이 없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계는 두차례에 걸친 규제금리인하로 은행의 대출금리(일반대출 연 8.5
~10%,당좌대출 9~11%)와 회사채 발행금리(연 11%)가 기업금전신탁 수익률(1
월말 12.46%,5월말 11.51%)보다 낮아진 틈을 타서 기업들이 은행대출금이나
회사채 발행등으로 확보한 여유자금을 고리의 금융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