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계가 폭증하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진땀을 빼고있다.
삼성전자 금성일렉트론 현대전자등 국내 반도체3사는 4메가D램 설비를 24
시간 풀가동,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는 있으나 주문의 평균 70% 정도를 공
급하고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물건이 없어 못파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양상은 3개월전인 지난 3월17일 미정부가 한국산 D램에 대해 "저
율"의 덤핑관세를 부과한후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일본업체들이 엔고의 영
향으로 대미 수출가를 상향 조정하자 4메가D램의 최대 수요처인 미 PC업체
들이 수입선을 한국으로 돌리고있는데도 원인이 있다.
이에따라 국내업계는 모처럼 맞은 "반도체특수"를 활용하기위해 수율을 높
이고 설비를 확대하는등 총력전을 펼치고있다.
세계 최대 D램메이커로 부상한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월평균 6백만개 수준
이던 4메가 생산량을 8백만개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미 오는 3.4분기까
지 생산되는 물량은 수출계약을 끝낸 상태이다. 나아가 미PC업계를 중심으
로한 해외바이어들이 4.4분기및 내년초 물량을 확보하기위해 잇달아 방문
의사를 통보해오고있다.
삼성전자는 주문폭증에 대응,이달초 준공한 16메가라인을 활용하여 4메
가를 생산하는 것도 검토하고있다. 이 회사는 올 반도체수출액을 당초 23
억달러 정도로 계획했으나 전년대비 56%이상 늘어난 30억달러 달성은 무
난할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금성일렉트론은 이달들어 4메가D램 생산량을 지난해 말보다 2배이상 늘
어난 월4백만~5백만개 수준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TI(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일본히타치등 기존의 주요 고객외 다른
외국업체들의 주문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재연될
지도 모르는 미일의 수입 규제에 대비하기위한 전략적차원에서 4메가 D
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업체에 대한 공급은 조금씩 늘려가고 있
다.
이 회사는 당초 오는 하반기부터 16메가D램 생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4메가 수요의 꾸준한 증가로 인해 그 시기를 늦춘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3사중 가장 높은 덤핑마진율을 받은 현대전자도 3월이후 매달
수출액이 5%이상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4메가 생산규모를 월3
백만개에서 이달부터 4백50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미덤핑
판정 결과를 의식,대미 수출물량을 줄이고 동남아및 유럽수출을 늘려나
가는 수출선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양적성장은 물론 D램가격이 "강보합수준"을 유지하
면서 수출채산성도 개선되는 "호기"를 맞고있다.
D램 가격은 한번 떨어지면 "폭락"양상을 보이는것이 통례이나 지난해초
한때 개당 9.5달러까지 떨어졌던 4메가 국제시세가 올들어 11~12달러선
을 유지하고 있다.
PC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다 한국산 D램에 대한 미정부의 수입규제가
국제가격을 부추겼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어쨌든 호황을 누리고있는 셈이다.

반도체업계는 이같은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외국바이어들의 주문이 시간이 갈수록 늘고있는데다 미PC경기도 계속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세계 반도체경기를 가늠해주는 BB율(출하액에 대한 수주액비율)
이 지난5월 1.12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공급보다 수요가 12%정도 많다
는 "수요과잉"현상을 말해준다.
세계 2대 반도체수요예측 기관중 하나인 WSTS도 올해 세계수요가 전년대
비 20.2% 증가,반도체업체들이 지난88년이후 최대 호황을 누릴것으로 전
망했다.
김광호 삼성전자사장도 이와관련,"4메가D램시장의 수요는 올해 8억개,내
년에는 9억개로 절정에 이를것"이라며 반도체경기가 내년까지는 좋을 것
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이 지난83년 64KD램을 생산한지 10년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고있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국내업체 D램분야의 세계시
장점유율은 지난 90년 14%에서 92년에는 24.3%까지 올라간데 이어 올해는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일본업체보다 앞서 8인치 웨이퍼를 이용한 16메가D램
공장을 준공,이제는 D램분야만은 일본을 앞설수있는 위치까지 왔다는 풀
이도 나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