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성장률 6.9%,평균물가상승률 3.7%,경상수지흑자(98년)53억달러".
경제기획원이 17일 발표한 "신경제5개년계획"기간중 총량전망은 적정성장을
유지하면서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균형을 이룩한다는 거시경제목표를 분명히
했다. 한마디로 성장.물가.국제수지의 세마리토끼를 하나도 놓칠수 없다는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표를 들여다보면 지나친 목표제시를 자제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정책협의회에서
제시된 전망치보다 성장 수출 수입등 대부분 지표를 낮추어 조정했다.
당초 목표에서 한발 후퇴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당시 7.3%로 제시했던 잠재성장률은 7.2%로,평균성장률은 7%에서 6.9%로
각각 낮아진 것이다. 수출증가율도 11.6%에서 10.4%로,수입은 9.2%에서
8.8%로 낮춰 잡았다.

이에따라 경상수지흑자규모전망치도 1백4억달러에서 53억달러로 낮추어
잡았다. 물가는 평균 3.6%에서 3.7%로 높여 현실여건을 감안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정부가 이처럼 총량지표를 종전보다 후퇴시킨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장미빛 전망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수있다. 이는
종래의 직접규제위주인 거시정책을 간접규제방식으로 전환하기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만하다.

당초 연평균 2.5%로 전망한 원화절상폭을 1.9%로 낮춘 것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높여 잡은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5개년계획기간중 세계경제의 성장속도도 당초전망보다는 낮을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후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총량지표의 달성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어두운 면이 적지않다.

우선 임금과 물가안정이 가장 위협적인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
3.7%선 안정은 임금안정을 전제한 것이나 최근의 돌발적인 노사분규는
임금안정이 어려울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기업들이 요구하는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다시피한 1백일계획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예상외로 더뎌지고 있는 것도 목표전망치를 한낱
기대치"로 그치게할 가능성이 많다. 더욱이 앞으로 금융실명제 세제개혁등
제도개혁이 본격화될 경우 경제는 또한번 홍역을 치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국제경제여건의 변화도 무시할수 없다. 현재 수출을 지탱해주고
있는 엔고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할뿐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결과 역시 큰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