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대세상승기조는 비관속에 싹트고 회의속에 자라며 낙관속에
성숙해가고 행복감속에 시들어간다"
미국 뉴욕 월가의 유명한 증시격언중 하나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주식시장의 대세상승기가 올수도 있다는
사실을 비유한 격언으로 볼수 있다.

우리나라의 증시분석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가 거래량 고객예탁금이
연일 기록치를 경신하는 3고현상이 나타나자 이같은 월가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대세상승기 진입여부에 대한 논의로 분주하다.

상당수의 낙관론적인 증시분석가들은 국내경기회복을 견인차로 주식시장이
이미 대세상승초기단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대세상승 초기단계에 진입했다는 가장 큰 근거로
우리경제가 지난해 4.4분기와 올 1.4분기에 경기사이클상의 저점을
확인한후 경기회복 초기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자동차 전자 철강등 수출주도업종의 선도로 경기회복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실물경제보다 6개월정도 앞서가는 경기선행지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 작년 8월21일 종합주가지수가
저점(459.07)을 기록한 이후의 주가상승국면은 국내경기회복조짐이 미리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사실 작년 8월이후부터 지난 5월말까지 주식시장은 경기하강기에서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한 금리인하를 겨냥,통화긴축을 완화함으로써 시중부동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주가가 오르는 금융장세의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 89년이후의 기나긴
대세하락을 마무리하고 경기회복이 뒷받침되는 본격적인 경기장세에
진입하기 전에 나타나는 금융장세의 말기국면과 경기장세의 초기국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주가의 사이클로 볼때도 시장이 대세상승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엘리어트파동이론을 국내 주식시장에 적용,지난
85년부터 작년 8월까지 상승5파와 하락3파의 대세순환파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8월부터 새로운 상승파동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엘리어트파동이론은 주가의 흐름이 상승 5파와 하락3파의 8파로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이론이며 파동이 경기변동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도 지난85년부터 89년 4월까지의 주가상승 흐름을 장기상승
1파로 규정하고 현재 시장이 경기회복국면 진입과 함께 장기상승 2파의
초기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세상승진입을 주장하는 낙관론자들은 앞으로 주식시장이 경기호전이
뒷받침되는 경기장세의 성격이 더욱 강해지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시장주도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8월이후 지난 5월말까지 주가상승 국면에서 경기회복기미를 먼저
읽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의 대량 선취매에 나선 것과는
달리 앞으로 경기회복의 가시화와 더불어 자신감을 얻은 일반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참여에 나서게 된다는 논리이다.

증시분석가들은 경기바닥논쟁 속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선취매에 나서고
일반투자자들이 뒤따라 "사자"에 나서는 현상은 대세상승초기단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의 신경제1백일계획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지표 상으로
경기회복이 뚜렷하게 확인된다면 일반투자자들의 주도로 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견해이다.

낙관론자들은 실물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시중실세금리의 안정과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주식투자의 메리트가 여전히
높은 만큼 시중부동자금유입에 의한 금융장세가 출현할 가능성이 언제든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상승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만을 보고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기에 진입했다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일수 있다는 경계론자들의 반박도 심상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철강 자동차 전자등 수출주도업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불안한 구석이 많아 본격적인 경기회복단계로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가 빠르다는 것이 경계론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나타난 경기장세의 조짐은 새정부 출범이후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과도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최근의 수출증가세는 엔고와 중국특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이지 우리 기업들의 자생적인 경쟁력강화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풀이이다. 경계론자들은 기업들의 산업생산이 아직도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다 제조업의 가동률도 여전히 높아지지 않고 있어
기업의 재고조정이 겨우 마무리되는 단계에 와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이다.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경기추이를 보아가면서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진입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호전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주식시장과 상극인
물가불안이 가중될 경우 일반투자자들의 실망감확산으로 주식시장의
대세상승기 진입이 예상보다 늦춰질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세상승기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어느정도의 가파른 주가상승
곡선을 그릴수 있느냐도 관심거리이다.

대세상승의 파고를 막는 장애물도 많기 때문이다. 과거 대세하락기에서
주가폭락을 막기위한 인위적인 시장개입의 결과로 증시안정기금 투신사
증권사들의 매물출회 가능물량이 10조원어치를 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과거 금융기관증자와 국민주 보급으로 엄청난 물량을 시장에
쏟아부었던 정부도 새 경제정책의 추진과 함께 기업공개를 잇달아
허용해야할 입장이다.

여하튼 주식시장은 지난 89년이후 대세하락기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는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근의 경기회복조짐은 지난 89년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낙관론자와 경계론자들간의 대세상승진입논쟁은 앞으로
실물경기추이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시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