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93"은 지금껏 요녀로 악하게만 묘사돼왔던 장희빈을 현실의
모순에대항하는 긍정적인 인물로 재평가해 봄으로써 조선숙종임금의
권력욕을 비판하고 당시 정치의 부재,기근과 질병으로 죽어간 수십만명의
원혼을 달래며 우리의 현대사를 재조명해보고자한 작품이다.

또 "남사당의 하늘"은 우리나라 유일의 유랑예인집단이었던 남사당의
전설적인 인물 바우덕이의 일생을 중심으로 남사당패의 발생과 당시의
시대상황,그리고 민중속에서 웃고울었던 예인들의 고난에 찬 삶을
그리고있다.

송종석작.연출로 7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초연되는 "장희빈93"은
인현왕후중심의 역사기술에서 벗어나 장희빈을 새롭게 평가하기위해 6명의
배우들이 시대를 넘나들며 극중극형식으로 과거장면을 재현한다.

중전의 자리에 오르게된 장희빈은 무고하게죽은 백성들의 원혼을
달래기위해 제사를 지내자고 왕에게 간청하나 거절당하면서 왕의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기시작한다.
이때 인현왕후는 최무수리와 모사하여 왕의 관심을 빼앗는데 성공하고
다시 입궐하게된다.
그뒤 최무수리는 왕의 잠자리 보초역할인 입직상궁을 장희빈으로 할것을
숙종에게 청하여 장희빈이 보는 앞에서 숙종과 정사를 나눈다. 장희빈은
백성들의 원혼을 달랠 지노귀굿을 궐내에서 벌인다.
결국 사약을 받게된 장희빈은 아비에게 씨를 남겨줄 까닭이 없다고
말하며 아들인 세자의 성기를 힘껏 낚아채고 불행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며
죽어간다.
특히 무대뒤쪽에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의 형상을 인형으로
제작,설치해 장희빈이 제사를 지내는 장면에서 조명으로 희생자들의 모습이
재현되도록함으로써 극중사실감을 높인다.

연출가 송종석씨는 "장희빈은 역사에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여자다. 즉
장희빈을 긍정적인 인물로,인현왕후를 부정적인 인물로 가정해보니
숙종임금을 중심으로한 권력층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상황과 흡사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숙종역은 이상용,인현왕후역은 윤광희,세자역은 김영선등 중견배우들이
맡았고 장희빈역은 탤런트 오지명씨의 딸로 연극무대에 처음나서는
오유선이,최무수리와 명성왕후에는 각각 임정은,윤은경등 신인들이
캐스팅됐다.

"남사당의 하늘"은 남사당의 꼭두쇠이자 줄타기의 명인인 바우덕이의
이야기를 통해 유랑예인집단의 애환을 담고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남사당패놀이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민속극회
남사당으로부터 6개월이상 기예를 전수한 출연자전원이 실제로 풍물(농악)
버나(접시돌리기)살판(땅곡예)덧뵈기(가면극)덜미(인형극)등을
실연,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재다능한 연기인 김성녀씨가 주인공인 바우덕이역을 맡았으며 김종엽등
50여명의 미추단원들이 총출연,흥겨운 무대를 만든다.

총1억여원의 제작비를들인 이번 작품공연에는 박범훈이 작곡한 음악이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생음악연주로 곁들여지며 국수호의 안무,윤정섭의
무대미술이 함께조화를 이루게된다.

극단 미추는 공연하루전인 17일 오후7시30분 프리뷰공연을 가질계획이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