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80년대를 황금의 감세시대라고 회고한다.

미국의 레이건전대통령과 영국의 대처전총리가 앞장서고 다른 나라에서도
감세정책을 뒤따랐다.

감세가 가능했던 것은 특히 경기의 회복확대기에 세수의 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득세의 증가는 소득의 증가자체보다 큰 상태였다.

대개의 나라에서 소득이 많은 납세자에게 더높은 누진세율을 적용했기
때문에 경기회복 소득증대기에는 높은 누진세율에 따라 납세자가 부담하는
세액이 크게 늘어났다.

각국 정부는 누진세율을 낮추면서도 세수자체는 계속 늘어나게 할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동시에 많은 나라는 세부담의 일부를 소득세에서 부가가치세 소비세등
대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간접세로 전환했다. 간접세의 인상은
소득세의 인상에 비해 정치적반발도 적고 실행하기도 쉬운 것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으로 인플레를 유발시킨다는 우려가 높다.

결국 80년대가 감세시대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소득세를 위주로 한
상속세등 직접세에 대한 누진세율을 낮출수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에 누진세율의 상한을 가장 큰 폭으로 인하한 나라는 미국 영국
스웨덴등이었다.

그러나 세제는 90년대에 들어와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의료 교육
연금등 공공지출의 장기적인 상승경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경기후퇴로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 세수가 줄고 재정적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경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경기후퇴기에 재정적자는 증가한다는
케인즈이론을 대개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경기회복기가 돼도 적자삭감에 충분할 만큼 세수증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난 것이다.

경기후퇴의 영향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맹 각국의 재정적자는
4배로 불어났다. 89년에는 GDP대비 합계1%였던 것이 92,93년에는 4%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89년 GDP대비 1.5%였던 정부적자총액이 92년에는 4.5%로
커졌다. 레이건전대통령은 경제성장과 공공지출의 억제에 의해 적자를
어떻게든 삭감해 갈 수 었었다. 그러나 부시전대통령은 증세를
하지않겠다던 공약을 지키지도 못했으며,경기후퇴로 적자삭감도 할 수
없었다.

클린턴대통령은 증세계획에도 불구,당선됐으며 소득세인상과 외국기업에
대한 과세강화도 여론과 의회의 지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영국에서 재정적자는 크게 늘어 대처리즘의 후계자들도 증세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라몬트재무장관은 무세이거나 세율이 낮았던 재화.서비스에 대한 증세를
추진중이며,법인세나 종업원의 사회복지부담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통일독일에서도 증세가 시작된 상황은 유사하다. 콜총리는 증세없이
통일을 완수한다는 공약으로 재선을 할수 있었지만 구동독지역의
사회간접시설확충,실업자구제등 통일에 따른 부담을 해결하기위해 증세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각국정부가 증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증세분을 국민이
원하는 공공지출에 확실히 연결시켜야 한다. 재무부장관들은 일반적으로
"목적세"를 싫어한다.

그러나 EC(유럽공동체)와 각지에서 추진하는 탄소세는 세수를 공해방지의
목적에 사용하는 것으로 납세자에 징세명분을 세울수는 있다.

주세나 담배세가 의료관련서비스의 향상으로 연결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환영할 것이다.

부가가치가 있는 공공서비스의 과세가 늘어나면 납세자들은 공공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목적세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판단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최선의 과세정책은 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정 세수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득세등 직접세에 대한 세율을
낮게 유지하는 대신 그 세수분을 소비세등 간접세에서 충당해야한다.
분명한 목적을 붙인다면 납세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기득권층의
특별공제를 가능한한 폐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감세"는 이미 의욕을 부추기는 인센티브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증세는 분명히 의욕을 잠재우는 디인센티브효과가 있다.

각국 정부는 18세기의 영국 정치가 에드몬드 버크가 한 명언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과세해서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다"

[동경=김형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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