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름판에는 개평꾼이 있게 마련이다.

노름판에 언제부터 개평꾼이 끼게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조선조 중종때
쌍륙에 관한 기록이 있고 투전은 청나라때 들어왔다고 하므로 그때
전후해서가 아닌가 싶다.

아마 처음부터 노름판에 개평꾼이 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름을 하다
돈을 몽땅 잃은 사람에게 돈을 딴 사람이 노름을 계속하기 위해서 또는
빈손으로 돌려 보내기 안스러워 개평을 떼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노름판에서 개평 떼는 것이 관습이 된뒤 직업적으로 개평을 떼는 개평꾼이
생겨났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민족이 얼마나 다정한
성질을 지녔고 노름판에서 오가는 돈이란 얼마나 실체가 없는 거품같은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개평은 서양사람들의 팁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서양인의
팁이란 서비스에 대한 답례이고 노동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개평을 받은 사람은 공돈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팁을 받은 사람은
보수라고 생각하게 된다.

말썽 많은 카지노업소들은 세무신고를 하지 않은채 전직원에게 봉급외에
매달 150만~300만원의 음성수당을 지급 했었다는 소식이다.
"팝콘"이라고 불리는 이 음성수당은 고객들이 낸 팁을 업소측에서 일괄
수거해서 매일 현금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모양이다. 그 분배대상이
매장근무자뿐 아니라 사무실 근무자까지 포함해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었다니 이것은 이미 팁이 아니다. 업소측으로서는 공평을 기해서
그렇게 했겠고 또 받은 직원으로서는 개평을 떼는 것쯤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명백한 음성수입으로 밖에 볼수없다.

"팝콘"이 일부 보도와 같이 카지노장내의 각종 비리가 외부에 새나가는
것을 막기위한 방법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음성수당에 해당되는 이상은
근로소득세의 납세대상이 되는것은 확실하다. 카지노의 한 직원이 "세금을
내얗 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는 것은 그가 탈세한다는 의식보다 팁이나
개평쯤으로 생각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의식은 종래의 전통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구석이 아직도 없는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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