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는 당초에 상대할 적이 없도록 편성된 군대였다. 그런데 이
"무적함대"가 단한번의 싸움에서 결정적인 패배를 겪고말았다. 이
무적함대의 패배로 초강국 스페인은 2류 국가로 영락했고 승전국 영국은
세계를 지배한 대제국으로 발돋움했다.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2세는 16세기말 전세계를 지배하던 당시의 국력을
바탕으로 무적함대를 편성,세계무역의 새로운 경쟁국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한 영국을 정복키로 했다. 함대의 진용은 전함 127척 수병 8,000명
대포 2,500문을 갖춘 당당한 모습이었다.

무적함대의 내습 정보를 입수한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은 국내 선박에
대한 총동원령을 내려 해전에 대비했다. 이때에 동원된 선박은 약 190척에
달했으나 대부분이 소형 선박이었고 전함은 불과 80여척에 불과했다.
그러나 막상 전투가 시작되자 덩치큰 스페인함대는 잽싸게 덤벼드는 영국의
소형선단에 맥을 추지 못했고 잇단 야습에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일설에
의하면 때마침 만난 폭풍우에 스페인의 포탄용 화약이 비에 흠뻑 젖어
포문마저 불발의 연속이었다 한다.

스페인은 이 해전에서 63척의 선박을 잃었고 1만8,000명의
인명손실(육군포함)을 낸 끝에 참패했다. (영국측:선박 1척 인명피해
100여명)
영국이 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결정적인 원인은 무기관리에 대한 엄격한
군기에 있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무적함대의 포문이 비에 젖은 화약
때문에 불발을 거듭하고 있을때 비록 소구경의 대포였지만 정확한
사정거리로 쏘아대는 영국함대에 스페인이 무릎을 꿇을수 밖에 없었다.

엊그제 휴전선근처 포병훈련장에서 발생한 끔찍한 대형사고도 따지고보면
풀어진 군기에 그원인이 있을것같다. 훈련을 받던 예비군들이 버린
담뱃불이 포탄의 장약통에 인화되어 폭발되었거나 아니면 폭약에 대한
예비지식을 갖추지않은 예비군이 포탄관리를 잘못해서 사고가 난것으로
군당국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비에 젖은 화약으로 포문을 막아버린 무적함대의 한심한 군기나 화약고
주변에 담배꽁초가 너절하게 흩어져있다는 사고 현장의 꼴은 아무리 좋게
해석해 볼봐도용납될수 없는 일이다. 국방장관의 대국민 사과성명만으로
사고의 수습이 끝날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