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가 더벅머리와 낡은 청바지차림의 히피족의 시대였다면,그 뒤를
이은 시기는 도시의 부유하고 세련된 전문직업인들인 여피족의 시대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이제 여피족의 시대도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얼마 안있어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점쳐지는 군상이 바로 "우피족"(Woopies)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이든 세대(Well-off older people)라는 말에서 그 이름이
나온 우피족의 등장이 점쳐지는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전세계적인
베이비붐 기간동안에 태어난 사람들이 곧 50대에 이르게 될것이라는데
있다.

그들은 단지 수적으로 많은데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역사상 가장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이 될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다. 과거의 노년층은 대공항이나 세계대전등의 여파때문에 그다지
경제적 여유가 없이 은퇴기를 보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번영의 덕을 본 이세대들은 상당한 경제력을 가진 상태에서 은퇴기를
맞을수 있게 되었다. 앞날을 내다보는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들의 풍부한
구매력을 흡수하여 이윤을 올릴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이들에게 붙여진 우피족이라는 이름도 발빠른 광고업자들의 작품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폴로"란 상표로 더욱 잘 알려져있는 랄프
로렌이라는 디자이너 상품은 여피족의 등장과 함께 화려한 각광을
받기시작하였다. 전문직업인의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호에 딱 맞아떨어지는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피족의 등장은 새로운 유형의 상품 혹은 디자인의 유행을 불러올 것이다.
소비자로서의 우피족의 선택은 경제적 여유가 비교적 클뿐 아니라
나름대로의 독특한 기호를 가질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이들은 집 장만이나 자녀양육을 위한 노력을 거의 끝냈을 단계에 와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주 나이든 계층은 건강을 위한 지출에도
많은 신경을 쓰게될 것이다. 하여튼 소비자로서의 이들의 선택이 경제의
향후 동향에 무시할수 없는 영향을 미칠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이미 "실버산업"이라하여 이들을 특별히 겨냥한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에 비할때 우리나라의 노년층이
가지고 있는 구매력은 아직 미미하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제도의
정착등과 더불어 멀지않은 장래에 만만치 않은 소비세력으로 등장할것이
분명하다. "젊음이 아름답다"라는 구호가 "흰 머리가 아름답다"라는
것으로 바뀌어질 날이 그리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