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프로테스턴트의 나라" 미국에서 지난 80년대 처럼 크게
융성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2,000만명에게 새 일자리가 마련되고
스태그플레이션은 물러갔으며 국민경제의 덩치는 명목이 아닌 실질로
독일경제규모만큼 더 커졌다. 감세와 각종 규제해제에 힘입은 "평화속
사상최장의 레이건번영기"였다. 동유럽에 자본주의의 "복음"이 확산되면서
사회주의체제의 토대가 허물어져 내리기 시작한 것도 이 80년대였다.
그러나 월가의 주식 내부거래,사상최대의 금융사고등 자본주의적 질환이
기승을 부린 것도 이 80년대였다. 따라서 진보적 비평가들은 이 80년대를
"탐욕의 년대"로 규정짓는다. "프로테스턴트 윤리는 죽었는가. 오늘의
자본주의를 받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윤리는 무엇인가" 하는 류의 시대적
의문들이 꼬리를 물만도 했다.

바티칸의 교황청이 실로 그 역사적 해답을 시도했다. 교황 바오로 2세가
레오 3세에 이어 100년만에 내놓은 자본주의에 관한 91년 "회칙"이 바로
그것이었다. "자본주의의 결정적요소는 토지나 자본이 아닌 인간이다.
인간은 지식및 관리재능과 함께 "남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인지하고 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 능력은 인간사회의 바탕인
도덕적 문화와 덕목을 떠나서 수행될 수는 없다"는 일종의 "자본주의
윤리강령"이다. 가톨릭 사회비평가이기도 한 마이클 노박이 최근
자본주의의 정신으로 가톨릭윤리를 "감히"들고 나온 것도 이 연장이다.
그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턴트 윤리는 금욕생활을 통한 부의 추구에만
너무 편도돼 있다며 사회적 차원과 폭이 넓은 가톨릭윤리로 대체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에는 부르주아 정신과 창조적 혁신의
정신등 두가지 정신이 있는데 막스 베버는 부르주아 정신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가톨릭 윤리는 창조적 혁신정신을 자본주의의 동인으로
강조하면서도 "인간적인"자본주의를 위해 최소한도의 정치적 문화적
"제약"은 이를 정당화하려 든다. 빌 게이츠같은 창조적 천재들에 의해
빚어지는 하이테크독점화라는 오늘의 새 문제군에 어느 정도 해답이 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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