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두 인권운동가를 그린 전기영화 "말콤 X"와 "호파"가
연이은 개봉을 앞두고 눈길을 끌고 있다.

말콤 X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60년대 흑인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이슬람계 지도자. 그의 성 X는 완전한 권리를 찾을 때까지 흑인들에게
성이 있을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을 상징한다. 제임스 호파는 1930년대
미국의 열악한 노동환경속에서 팀스터(화물트럭운수노조)를 이끌었던
노동운동가.

미국 인권운동의 기수였던 두사람은 카리스마적인 권위와 함께 숱한
일화를 남겼으나 모두 정적에 의해 암살 또는 의문의 실종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했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일대기 역시 유사점이 많다. 우선 두편 모두 카리스마적이었던
지도자들의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데서 비슷한 점을 갖는다.
정적들의 모략에 의해 만들어진 편견과 불신을 없애고 정치적 인간적인
복권을 시도하는 것이다.

감독들이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역할로 직접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는 점.
"말콤 X"의 스파이크 리는 말콤의 불량배시절 친구 쇼티로,배우출신인
"호파"의 데니 드 비토는 호파의 동료 보비 차르로 출연하고 있다.

"말콤 X"는 할렘가에서 태어나 방탕한 청년시절을 보낸 말콤이 교도소에서
이슬람교에 접한 뒤 인권운동가로 다시 태어나고 암살당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뿌리"의 흑인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말콤의 구술을 정리한 것을 영화화한 것.

수입사인 길영화사측은 러닝타임이 3시간 20분이나 걸리는 이 영화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상영할 예정이다. 이는 "영화사가 재편집을 할 경우
수입가의 5배를 손해배상한다"는 수입계약에 따른 것이지만 몇부분을
제외하곤 흥행에도 자신할 만큼 재미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

짙은 정치색으로 최근에야 수입이 허가된 "호파"는 75년 마피아의 거물과
"평화회담"을 하기 위해 약속장소로 나갔다 실종된 지미 호파의 일생을
그의 심복인 차르가 회상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막강한 조직을 움직이는 노조지도자로 활동하다 투옥되고 다시 의문의
실종을 당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성격파 배우 잭 니콜슨이
열연한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