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 도라! 도라! 일본 전면수출전쟁"
영국의 더 선데이 타임스지는 지난 77년 이런 쇼킹한 특집기사를 다룬적이
있다. 그로부터 16년후인 지금도 일본의 수출공세는 멈춰지지않고 있다.
일본정부는 무역마찰을 의식,내수확대책을 꾀하고 있으나 헛일이다.
엔고로 기업들이 죽는 시늉을 하지만 무역흑자는 불어나고만 있다. 미국이
사상최대의 무역적자를 내는데 반해 일본은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고민"은 언제까지나 "즐거운 고민"으로 남을수는
없는 모양이다. 미국이 진짜 화를 내기 시작한 까닭이다.

"도라! 도라! 도라! 미국 전면대일반격" 일본정부와 경제계는 이제 상황이
이처럼 일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정상회담직후 클린턴의 엔고용인
발언은 일종의 "선전포고"였던 셈이라는 것.

사실 미국의 대일통상정책은 전례없을 만큼 강경책 일변도이다.
"결과중시""부품수입목표할당""공공공사개방압력""대일제재법안 무더기
제출""경상흑자 GDP의 1%이내억제"등이 그러한 예들이다.

미국에 대해 목소리를 낮춰왔던 일본측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안될것은 안되겠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에
이어 "단호하게 노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이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본의 불편한 심기는 도처에서 나타난다. 산업구조심의회는 최근 미국이
최대불공정무역국이라는 보고서를 낸바있다. 또 93년판 통상백서도 미국의
관리무역주의자세를 비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일간의
신구조조정협의때 "수량목표"압력이 가해지면 회담을 즉각 중지하겠다는
원칙도 마련했다.

물론 일본정부내에 강경론만 무성한건 아니다. 마찰을 피하기 위해
내놓을건 내놓아야 한다는 타협론도 만만치않다.

미일관계가 서먹해지면서 "제2의 라이샤워대망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친일적인 주일대사가 새로 임명되면 미일관계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다. 그래서 패기넘치는 중견보다 노장급을
바라는 눈치이다. 먼데일씨 같은 사람이다. 그는 카터정권때 부통령을
지냈으며 고라이샤워씨의 친척이다. 라이샤워씨는 케네디대통령당시
주일대사를 지낸 인물로 "일본인보다도 일본을 사랑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다. 라이샤워향수에 젖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일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점에서 오는 7일부터 열릴 미일구조회의는
미일관계의 한 분수령이라 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