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있는 경기 회복의 밑거름인 기업투자에 좀처럼 새 살이 붙지않고
있어 정부도 계속되는 투자 불진의 심각성을 인식,경제기획원장관 주재로
투자동향 파악을 위한 업계와의 간담회를 갖기로 하는등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대책을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전분기에 이어 다시 10%대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국민총생산상의 설비투자는 4월 이후 2.4분기에 접어들면서 기계류 수입,
국산기계 발주등의 지표등에서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산업현장의
투자 감각을 전하는 기업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우리 경제의 체질상 대기업들의 투자가 한 번 움직여줘야 전체투자가 살
아 움직일텐데 아직까지 대규모 투자에 선뜻 나서려는 기업이 눈에 띄지않
고 있고,신경제 1백일 계획에 따라 1조이상의 투자자금이 집중적으로 풀려
나가고 있는 중소기업계조차도 2.4분기의 투자에 대해 계속 어두운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최근 중소기협중앙회가 1천1백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
르면 2.4분기에도 1.4분기의 투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전
체의 73.6%나 됐고 오히려 "투자를 더 줄이겠다"는 기업이 11.6%였으며 "투
자를 더 늘리겠다"고 하는 기업은 고작 14.8%에 지나지 않았다.
경기의 미약한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수출도 중국 특수를 등에 업은 자동
차,조선,철강,반도체등 일부 업종의 활황에 그치고 있을뿐 수출의 회복세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기미는 없으며 그나마 수출재미를 보고있는 업종
도 아직까지는 신규 투자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고 있다.
더구나 내수 쪽은 소비 부진에 따라 거꾸로 경기가 뒷걸음질을 치고있어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식품산업의 경우 너나 할것없이 외형자체가 줄어들
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거의 모든 식품업체들에 감원과 경비삭감의 찬바람이
더욱 매섭게 일고 있다.
기업 투자의 파이프 라인 역할을 맡고 있는 리스 업계의 경우도 마찬가지
여서 최근 새로운 계약을 거의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대개 5년짜리
리스 계약의 3~4년차에 가서 리스상환 비중이 가장 높게 되어 있으므로 지
난 2년 남짓 계속된 경기부진의 여파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닥쳐 조만간
돈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급증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천 경제부처의 당국자들도 최근의 이같은 투자 부진을 걱정, 이름을 밝
히기를 꺼린 한 관계자는 "정부가 통화,자금,금리등의 수단을 동원해 경기
회복책을 쓰고 있는 데도 투자 마인드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도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며 그 불확실성은 계속 몰아치고있는 사
정 한파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기획원은 29일 오전 리경식 부총리 주재로 산은총재와 중소기업
은행장,업계 대표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최근 투자동향과 앞
으로의 투자 계획을 파악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