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열린 PBEC서울총회는 민간회의라는 한계에도
불구,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올린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숙제로 남겨진 문제가 있긴하나 태평양지역국가간 협력및 "개방적
지역주의"의 필요성을 재확인한 점이나 국내기업들이 참가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합작투자등 경협확대의 발판을 다진 것은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는
분석이다.

또 한.필리핀.말레이시아간의 3국정상포럼및 역내6개국 통상장관회담을
유치,PBEC위상을 제고시킴과 동시에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통해
역내경협에서의 우리의 입지를 넓혔다는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서울총회의 중심주제는"개방적 지역주의(Opem Regionalism)-
세계주의(Globalism)의 새로운 토대인가"였다. EC통합 NAFTA 결성등에
따라 고조되고있는 보호주의적 지역주의에 대응,자유무역이
위축되지않도록하는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이에대해 총회참가자들은 전체회의와 분과위원회를 통해 아.태지역이
폐쇄적지역주의로 기울어서는 안되며 각국이 이를위해 노력해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폐막성명에도 "EC NAFTA ASEAN등은 자유무역체제 구축에
도움이 될 수있도록 개방적 지역주의를 추구해야한다"고 명시돼있다.

통상장관들도 "역내 무역및 투자자유화의 혜택은 역외국에도 동등하게
적용돼야한다"(김철수장관)거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무역자유화는 개방적
지역주의로 접근해야한다"(마이클 리 호주관광자원장관)며 개방적
지역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입장차이도 발견됐다. 위성을 통해 화상회의형태로 참여한
미키 캔터미USTR대표가 "미국의 개방정도만큼 역내 다른나라도 시장을
개방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말레이시아는 미국을 제외한 경제협의체
구상을 또다시 들고나왔다.

따라서 이같은 국별입장차이를 조정,어떻게 조화로운 아.태협력의 길을
추구해나가느냐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할수 있다. 또 이 과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기도하다. "자유무역"을 엔진으로 달고있는
우리로서는 포기할수 없는 시장인 미국과 동남아가 대립,아.태지역이
갈라지는 것을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이 총회참가국 정.재계대표들과 만나 합작투자 기술협력등에
합의,사업기회를 넓힌 것도 서울총회의 중요한 성과중 하나.

삼성 럭키금성 대우 효성 한라등 국내 주요그룹들은 서울총회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호주등의 관계자들과
접촉,합작투자및 신규프로젝트참여방안등에 대해 협의했다.

삼성의 경우 라모스필리핀대통령과 직접 만나 "수빅만
프로젝트"참여방안및 필리핀기업과의 합작투자를 논의했으며 럭키금성도
필리핀과의 전자 통신관련부문에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대우는 필리핀
트랜스팜사와 합작으로 승용차조립공장및 판매회사를 설립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효성은 섬유부문의 베트남 진출을 타진했으며 한라와 아남은
필리핀및 말레이시아 현지공장건설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총회는 또 정상포럼과 통상장관회담을 유치함으로써 PBEC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통해 아.태지역에서의 우리의 입지를 넓히는데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PBEC총회는 그동안 기업인들의 조용한 모임에 그쳤었다. APEC와 달리
국내에 생소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총회에는 역내 3국정상과
6개국통상장관이 참석,PBEC의 비중을 높여주었다.

또 서울대회조직위가 이같은 대형프로그램을 마련,큰무리없이
진행시킴으로써 아.태경협문제에 관한한 우리가 목소리를 높일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됐다는 점도 적지않은 성과로 분석된다.

국내재계인사와 대만기업인간 교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단교이후
주춤했던 한.대만간 경제교류를 재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사실도 빼놓을수 없는 성과이다.

그러나 우리측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불참한 점이나 중국이
대만의 호칭문제로 7명의 2진급대표단만을 파견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희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