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영모동화은행장으로부터 3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종인민자당의원(전 청와대경제수석)을 소환한 것은 "비위에 연루된
6공경제실세의 단죄"를 의미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김의원이 구속될경우 경제정책이나 집행에
관한한 "실세중의 실세"인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의 철창행으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제계는 그가 "경제대통령"이나 다름없는 경제수석시절 안행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그로 인해 영어의 신세가 된다면 "권력과 금력의 유착"을
통한 6공금융비리를 심판대에 올려놓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김의원이 혐의를 받고있는 안행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3억여원(검찰추정).
안행장의 연임(92년2월),동화리스라는 자회사 설립(91년9월)등에 힘이
되어준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는 것이다.

뇌물수수가 사실이라면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권력의 정상근처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는 여론의 비판을 면할수 없게 된다. 부정의 양태는
인사개입,영업망의 확장등에 대한 지원 또는 보호막으로서 비호하는등
여러가지일수 있으며 그과정에 항상 거액의 반대급부가 따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은 추정은 최근 김영삼대통령이 "일체의 정치자금을 받지않겠다"고
공언하자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박재윤경제수석에게 농담삼아 던졌다는
"이제 할일이 절반으로 줄게됐군요"라는 말 한마디에서도 뒷받침된다고
할수있다.

물론 김의원본인은 뇌물수수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있다. 그는 26일
검찰출두에 앞서 기자들에게 "새정부가 들어서면 새질서가 필요하다. 내가
그 희생물이 된것같다. 정치자금도 모금한 적이 없다"며 "정치보복"을
당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쳤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그의 소환을 "표적수사"로 보기도 한다. 검찰이
사상초유의 현직 고검장급을 소환하는등 제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치르고있는 만큼 이제 걸릴것없이 6공권부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안행장건과 관련,이원조의원이나
이용만전재무장관까지 소환하려는 검찰의 입장도 이런 시각에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김의원이 이의원이나 이전장관과 돈을 받은것은 같지만(검찰혐의)
똑같은 잣대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서
그의역할과 "금융계인사를 주물렀다"는 이의원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김의원의 소환은 "6공경제실세의 철퇴"라기보다는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부산물"로 봐야 옳다는 지적이다. 안행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의원의 비위가 드러나 "성역없는 수사원칙"에 따라 조사하는 것일뿐
애초부터 그를 겨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검찰의 수사망이 그를 옥죈것은 "경제권력 중추의 추락"이라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수있다.

김의원의 소환이 갖는 이같은 상징성으로 일부에서는 그가 사법처리되면서
안행장건도 마무리수순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측된다. 해외로 나간
이의원과 이전장관의 처리가 불확실하나 금융계에 충격을 던지면서
정경(특히 금융)유착의 표본처럼 비쳐진 "동화은행장사건"도 김의원의
소환으로 막을 내리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고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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