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오랜 준비끝에 어렵사리 "도내총생산"을 발표함으로써 오랜
"숙원"을 풀게됐다.

기획원산하 조사통계국시절인 지난83년부터 작업에 착수한지 10년만에
공개한 것이다. 통계청은 이미 지난85년부터 지역별 총생산을
추계해왔으나 발표를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된 통계를
보더라도 85년부터 잡혀있어 공개못할 "사정"이 있었음을 짐작케한다.

외국보다 경제력격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은것은 지역감정의 골이 더 깊게 파일수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란게
정설처럼 돼있다. 이렇게 보면 새정부 출범초기에 과거 7년간의 지역별
총생산을 "공개"한것은 그만큼 부담이 적은 시점을 발표시기로 택했다고
볼수있다.

<>.통계청은 도내총생산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GNP(국민총생산)작성을
한은에서 해오고있는 것은 잘못됐다는 듯한 인상을 풍겨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통계청은 특히 "GNP통계는 일부 후진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국가가
중앙통계기관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다"는 말을 곁들였다. "통계의
꽃"이라고 불리는 GNP통계작성을 한은에 계속 맡겨서는 안된다는 간접적인
주장이다. "지역 도내총생산도 일종의 국민총생산"(GRP:Gross Regional
Product))이라는 점을 강조,통계기법상 한은에 앞서있다는 주장도
펴고있다.

예컨대 한은의 국내총생산(GDP)추계방식이 전국생산량에 전국평균단가를
곱하는 방식인 반면 통계청의 GRP는 각지역생산량에 각지역의 단가를
곱하기 때문에 좀더 현실에 가깝다는게 통계청의 논리다.

게다가 지난58년 GNP추계를 시작할 당시는 한은의 인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때문에 이 업무를 맡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한은은 그러나 전혀다른 논리를 펴고있다. 58년부터 35년간 GNP작성의
노하우가 쌓여 있어 국내 어느 기관보다 통계기법이 뛰어나다고
맞서고있다.

한은통계가 객관적이라는 신뢰를 얻고있고 정부기관이 통계를 독점할경우
정치적 오염의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한은이 현재
작성하는 국제수지 자금순환 산업연관표 국민대차대조표 GNP등 5대계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한은이 GNP의 작성 발표권을 계속 가지는게
옳다는 주장이다.

한은관계자는 또 통계청의 GRP추계는 국방비와 수입관련세등 지역별
배분이 곤란한 요소는 빼고있어 정확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있다. 게다가 GRP자료는 국민소득의 3개측면인 생산 지출 분배중
생산만을 다루고 있어 국민소득통계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두 기관의 입장이 이렇게 다르긴하나 이번 통계청이 작성한 도내 총생산은
한은이 작성한 국내총생산과 1~4%정도밖에 오차가 나지 않는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두 기관이 통계조사에 중복작업을 하고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