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통신시장은 가히 혁명적 변화를 맞고있다. 통신을 사회통제의
한수단으로 인식해왔던 것이 구소련 통신수준을 낙후시켜왔던 데다
극동에서 유럽에 걸치는 광대한 영토가 무한의 시장을 제공해 주고있기
때문이다.

AT&T사를 비롯 알카텔 NEC 지멘스등 세계유수의 통신회사들에다
우리나라의 삼성 금성도 가세해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불붙고 있다.

시장쟁탈전은 하늘(위성통신)과 바다(해저 광케이블)및 유라시아대륙
전체를 커버하고있다.

러시아 역시 통신망 확충사업을 경제개혁의 기본프로젝트로 인식하고
통신부산하에 인텔콤사를 설치해 외국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각자치정부들도 통신사업에 대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고있다.

EBRD(유럽부흥개발은행)등 국제금융조직들도 러시아에서의 통신망확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모스크바에만도 위성사업에 3백50만달러,지하철통신에
2백90만달러를 투자했고 예정된 투자총액은 9천만달러에 이른다.

러시아통신사업은 크게 유라시아대륙전체를 커버하는 광케이블사업
위성통신사업 전화선 확충사업으로 나누어져있다. 이중 역시 최대사업은
일본및 우리나라에서 하바로프스크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덴마크로
연결되는 소위 트랜스 사이베리아 통신망사업이다.

여기에 모스크바에서 터키를 거쳐 이탈리아로 연결되는 남부지선을 합치면
총연장은 무려 1만4천 . 예산만도 6백억달러가 책정되어 있고 세계적
통신사업체가 총동원되어있다 시피하다.

덴마크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연결된 서부지선은 이미 지난3월 1차
공사가 마무리되어 1만5천4백회선의 복합통신체제가 구축됐다. 덴마크측은
이사업에 1억달러의 돈을 러시아측 사업주체인 인텔콤사에 무보증으로
지원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동부지선인 우리나라~나홋카선은 한국통신측이 주계약자이며 삼성등이
케이블및 전송장비를 지원하게된다.

현재 러시아에서 통신사업을 노리고 진출한 국제통신사업자들은
러시아측파트너들과 이미 26개의 합작사를 설립해 시장개척에 분주하다.

우리나라는 삼성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금성이 모스크바에 각각 국설및
사설교환기 제작합작사를 설립해 본격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비교적 일찍 진출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회사측은
판단하고있다. 삼성은 25일 개통식을 가질 발라코보시 케미콤프사
전화국에는 2백15만달러어치 1만회선용 TDX를 공급했고 올 연말까지 모두
15만회선을 러시아 15개지역에 공급하게 된다.

AT&T사는 최근 모스크바시당국과 텔모스라는 합작사를 설립해 올해중
1만회선을 수출하기로했고 지멘스사는 국영통신사인 인포텔사에 3만회선용
1천4백만달러의 통신기자재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알카텔등도 국설교환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며 시장개척에 분주히
나서고있다.

러시아 국내의 민간기업들도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고 있다.
러시아통신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미 3백50개사가 라이선스를
받고있다. 이중 교환기 분야에서 33개사,무선통신에서 34개사는
외국기업들과 합작이나 기술도입계약을 맺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러시아정부의 발표다.

이외에 러시아의 열악한 국제전화망을 감안해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위성전화사업에 나서고있는 합작사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8개사에 달한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통신은 1~2년,국내통신은 3~6년,소도시통신사업은
15년정도시점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외국자본유치에
열을 내고있다.

개혁 개방의 가시적인 성과는 그동안 폐쇄사회의 상징이기조차했던
러시아통신부문에서 시작되고있는 것 같다

<모스크바 = 정규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