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기업의 부도업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중소기업인의
자살사건마저 발생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신정부 출범이후 갖가지 중소기업 지원시책이 마련되고 있어 기업인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숭실대 어윤배교수(60)는 중소기업대학원 설립의 주역으로 학계에선
드물게 중소기업연구에 매달려온 학자이다.

어교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행정학석사,뉴욕대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노스웨스턴대에서
부교수로 있다가 귀국했다.

국내에선 잠시 서울대 행정대학원 강사를 거쳐 지난73년부터 숭실대에
재직하고 있다. 사회과학대학 교수연구실에서 어교수를 만났다.

-무척 건강해 보이는데요.

<>어교수=하는 일에 만족하고 바쁘게 지내다보니 머리가 희어질 새도
없는것 같습니다.

-중소기업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어교수=중소기업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지는 2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현장을 찾아다니며 실태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유관기관의 자문역
비상근이사 운영위원으로 있으면서 정책수립이나 프로그램 마련에
자문역할을 했지요.

-요즘은 어떤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어교수=그동안 중소기업대학원의 설립부터 기초를 닦기까지 정열을
쏟느라 7년가까이 동분서주하는등 세월가는줄 모르고 지내다보니
학문적연구를 정리하는데 소홀했습니다. 신정부의 경제정책 이론과
신경제정책의 중기육성이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고
기업가론 저술활동도 꾸준히 하고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배경이 있을텐데요.

<>어교수=개인적으론 성장과정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자기노력으로 자기책임하에 자조 자립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삶의 자세를 가르쳐야 겠다는 것을 생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같은 기초위에서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사회에 활력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중소기업을 연구하게 됐지요.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중기에 대해 관심은 가졌었나요.

<>어교수=행정학의 여러부문중에서 중소기업행정을 전문으로 공부했고
분배정책론인 복지행정 사회정책을 전공한것도 중소기업과 관련이 있지요.

-중소기업을 학문적인 연구분야로 다루게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어교수=중소기업은 중산층 형성의 기반이 되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건국당시 소기업이 민주주의의 확립에 큰
역할을 했지요. 서구에선 중소기업이 곧 중산층이고 민주시민사회로
이어집니다. 복지사회를 추구하려면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도록 육성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학문적 시각에서 중소기업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지요.

중기대학원설립 주역
-중소기업대학원 설립에 주역으로 활동하셨다는데요.

<>어교수=10년전인 83년에 설립됐습니다. 그당시는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었고 대학원 설립의 발상에 일부 회의론도 있었지요. 중소기업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설립됐고 그 과정에서 동분서주하면서
뛰어다녔습니다.

-대학원을 설립하게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어교수=미국남부의 명문인 조지아공과대학이 AID자금을 지원받아
후진국의 기술경영지도에 나서는 프로그램에 숭실대가 선정돼 지난74년부터
5년간 공동으로 경기 대전지역과 서울구로공단등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장기술지도를 실시했었지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도사양성
연구학자배출 기업인양성을 담당할 전문대학원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이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대학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어교수=중기육성은 정책 경영 기술의 3위일체를 이루어야 하지요.
그래서 행정학 경영학 공학의 3개 석사과정을 두고 있고 최고경영자 과정과
여성경영자 과정도 개설했습니다. 지금까지 석사 2백명과 특수과정수료
1천5백명이 배출돼 중소기업과 유관기관에서 활약하고 있지요.

-대학원장을 오래 맡으셨지요.

<>어교수=대학원 설립후 초대부터 시작해서 지난해까지 시카고대학
초빙교수로 가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대학원장을 맡아 정열을
쏟았습니다.

-중소기업학회의 설립에도 기여한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어교수=지난78년 중소기업학회의 창립이전에 발상도 하고 제안도
했었지요. 고 김봉재회장께서 학회고문으로 재정지원을 해주어 기반을
다질수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학문적연구가 보편화돼 있는지요.

<>어교수=경제학자의 입장에선 중소기업에 관한 독자성있는 연구를 잘
안하고 있지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변두리에 위치해있고 자유주의
시장경제론에선 중소기업의 설자리가 없습니다. 중소기업 연구는 여러가지
이론으로 엮어가야 합니다.

-중소기업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어교수=오스트리안 학파에서 기업가론적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신상품 새아이디어 새조직으로 기존의 균형을 깨뜨리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량생산에서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의 변화속에
산업조직론적 측면에서 중소기업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대기업의 비대화와
이에따른 경제력 집중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중소기업의 이론적연구로
연결됩니다.

-선진국의 중소기업 연구사례가 있을텐데요.

<>어교수=영국에서 경제가 활력을 잃은 영국병을 치유키위한 연구에
착수했었지요. 볼튼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가 71년에 구성돼
연구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 위원회는 중소제조업이 활력을 잃은것이
영국병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활력있는 중소기업의 육성이 병을 치유하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독일 미국 일본등에서도 중소기업에 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중소기업 정책수립에 관여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어교수=중소기업진흥 10개년계획수립과 중소기업진흥법제정등 많은
부문에서 참여했었지요. 5개년계획의 중기부문시책에도 관여했습니다.
중기국제회의와 국제 중소기업협회에도 관련을 맺고있지요.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중소기업연구가 비교될텐데요.

<>어교수=미국이나 일본은 중소기업학자가 수백명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연구와 이론에서 뒤질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일본만해도 중소기업 연구책자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어교수=정책을 집행하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국민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많으니 도와주자는데 그치고있고 민주복지사회를 구현하는 목표를
달성키위한 수단으로서의 중기육성은 드문게 우리 실정이지요.
육성정책으로 고용이나 수출등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성장효과가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정책의 일관성문제도 있을것 같은데요.

<>어교수=우리의 정책은 흔히 목표주의라고 할수 있지요. 목표세우는
것은 잘하는데 결과에 대한 후속감사나 사후관리에는 소홀합니다.
유망중소기업도 목표를 정해놓고 발굴하는데 그칩니다. 자금을 지원한
업체가 그후 무슨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수출하는지 점검을 하지
않습니다.

-산학협동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교수=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첨단기술수준이 아니어서 산학협동이
훨씬 잘될수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잘안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소기업청과 4백여개 대학이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일본도 잘되고
있습니다. 산학협동의 행정구역을 정하는것도 한방법입니다. 지역
구역별로 대학과 기업현장을 연결하는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지요.

-기업인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겠지요.

<>어교수=중소기업육성의 핵심은 기업인 자신이지요. 기업인이 자생력을
키우는 혁신적인 태도로 자구적노력을 할때 지원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창업의욕 북돋워야
-창업이 활기를 띠느냐도 중요한것 같은데요.

<>어교수=창업을 통한 경제활력의 증대에 상당한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이제는 대기업이나 연구기관 출신의 고학력자 창업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지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인지요.

<>어교수=동반자 관계가 정립돼야 하고 공존의 바탕위에서 신한국경제가
세워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은 계열화와 분업화가 잘돼있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계열화가 아니고 하도급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진출에서도 동반자관계를 유지할때
우리경제구조가 튼튼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장인정신이 없다고 하는데요.

<>어교수=장인정신을 발전시키는게 중요하지요. 한가지 예로 우리는
기능올림픽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두지만 사회적 관심이 없습니다. 우수한
기능인이 자부심을 가질수있는 사회,중소기업이 건실한 사회가 나라를
발전시킬 것으로 믿습니다.

<대담=심상민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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