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경제성장은 높은 성장률이 오래 지속된
고도성장으로 특징지을수 있다. 한 세대에 불과한 30여년만에 최빈국에서
발전의 모델국가로 바뀐것은 고도성장의 결과였다. 한국이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로 일컬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더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고개는 가파르기 그지없다. 고개를 넘을수 있느냐의 여부는
고도성장의 지속여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 경제예측기관인 와튼경제연구소(WEFA)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고도성장기는 끝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93~97년에 6. 9%,98~2002년에 5. 9%,2003~2007년에 5.
2%,2008~2012년에 5. 0%로 계속 낮아져 93~201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
7%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 수준의 성장률은 결코 낮은것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경쟁국 또는 우리를 뒤쫓고 있는 개도국의
성장률이 어느 수준을 유지하느냐이다.

와튼경제연구소의 예측에 따르면 93~2012년의 평균성장률은 중국이 9.
2%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만은 같은 기간에 6.
3%,태국 7. 9%,말레이시아 6. 7%,인도네시아 6. 5%등으로 모두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또한 개도국평균은 5. 0%,일본은 3. 4%에 달할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분석을 기준으로 할때 우리는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로서
선진국진입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는 어렵지 않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고도성장의 부작용과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그러한 지적은 산업구조조정이나 분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한것이지 고도성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걸 말한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어느새 고도성장은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히기까지 했다. 경제성장률은 기록경기에서의
기록유지 또는 기록경신과는 다르다. 어떤 부작용을 무릅쓰고서라도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가면서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것은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다.

성장률을 높이지 않고 선진경제로의 진입을 앞당길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의 성장률이
우리보다 높다는 것은 우리가 더욱 분발해야할 필요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는 대만은 더욱 빨리 달리고 있다. 92년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15달러로서 우리의 6,749달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대만의 앞으로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보다 높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수 밖에 없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714달러,홍콩은
1만6,510달러에 이른다.

우리는 아시아의 네마리용 가운데 앞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국민소득으로 따져볼때 대만 싱가포르 홍콩보다 많이 처져 있다.
그래서 한국은 이제 네마리 용에서 탈락,태국 말레이시아등과 함께 호랑이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따라 잡고자 하는 나라는 멀리 앞서 달리는 선진공업국들이다.
이들 나라를 뒤쫓아 간다는 것은 보통 힘겨운 일이 아니다.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1인당 국민소득(91년)이 2만7,326달러인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3. 4%이고 인구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91년을 기준으로
1년에 929달러 늘어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일본의 2배인 6. 8%라
하더라도 92년을 기준으로 할때 1인당 국민소득은 1년에 459달러
늘어나는데 그친다.
한국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의
단계에서 성장률 제일주의를 고집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슷한
단계의 나라들보다 성장률이 낮다면 그 요인을 찾아내 개선해가야 한다.
그게 바로 성장잠재력확충이다.

우선 기업이 활기차게 뛰어야 한다. 국경없는 경제(borderless
economy)시대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지 않고서는 경쟁에 이길수 없다.
과학기술및 지식의 진보,자원배분의 개선,투자의 증대 등을 통한
생산성항상에 주력하지 않고서 경제성장의 지속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기업이 해야할일,정부가 해야할 일,근로자가 해야할 일이 있다.
각 경제주체가 그 역할을 잘하도록 하는것이 신경제의 내용이기도 하다.
경제연구소의 경제전망을 이미 정해져 있는 운명론으로 받아들일수는 결코
없다. 우리 모두가 "한국의 고도성장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고"어떤
상황에서도 경쟁국들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할
필요가 어느때보다 커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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