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노동부장관이 파업중이라도 식비등 생활보장적 임금은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무노동부분임금제를 들고나와 재계 노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동부는 그동안 파업기간중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떠한 돈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철저한 무노동무임금 정책을 펴왔다. 무노동무임금을
파업을 막는 무기로 삼아오던 기본입장이 크게 바뀌었다.

노동부의 이런 입장변화는 대법원의 판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판결은
임금을 그 성질로 보아 노동제공대가로 지급하는 교환적인것과 사용자의
종업원이라는 신분유지대가로 지급하는 생활보장적인것으로
구분(임금이분설),적법한 파업중엔 후자는 지급돼야 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 새방향이 노사협상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파업중
임금지급규모를 놓고 협상이 결렬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임금제가 우리의 현실과는 맞아 떨어질수 없는것들이 많아
그 기대가 충족될 것인지는 더 점검을 해야 할것으로 본다.

첫째 이 부분임금제가 적용범위에 대한 해석을 놓고 노사간에 새 불씨로
등장 할것이라는 점이다. 기업에서 지급하는 임금형태와 체계는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명확히 생활보장적 임금을 따로 구분할수 없게 돼있다. 그 부분임금의
크기를 놓고 노사간에 다툼이 심해지고 이 다툼은 다시 법원의 판결로
해결할수밖에 없게 된다.

일본에서도 가족수당은 생활보장적 임금이라고 볼수 없다는 판결도
나와있다.

둘째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힘들고 내놓아도 적용이
어려울것이라는 점이다. 임금2분법은 그 성질로만 구분하고있다.
명칭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 이 성질구분은 항상 자기쪽에
유리하게 해석될 다툼의 소지를 갖고있다.

셋째는 무노동부분임금이 현재의 관행대로라면 노사화합에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할것 같다. 판결에 나타난 생활보장적 임금은 식비 교통비
가족수당 정근수당으로 돼있다. 이것은 다 합쳐도 대충 총지급임금의
5%밖에 안된다. 지금도 의료보험료 국민연금은 지급하고 생활보조금도
따로 지급,노사가 스스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확대해석이 없는한 거꾸로
줄어들수도 있다.

선진국에선 파업중 임금은 노조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도 참고해볼
가치가 있다.

이장관은 취임후 노조의 인사.경영참여문제등 노동에 관한 새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 지금은 마침 임금협상철이다.

"무노동 부분임금제"가 이런 정책변화와 맞물려 모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는
노사화합분위기에 다른 영향이라도 끼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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