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업계 대부 정덕진씨(53)의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20일 정씨의 기소일인 오는 22일경 국민당 박철언의원을 구속하는 선에
서 이 사건수사를 사실상 종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정씨형제가 슬롯머신업소등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
관계인사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왔던 동생 덕일씨(44)를 19일밤 자
진출두 형식으로 소환한뒤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수사 조기종결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 초기에 "정덕진씨의 구속을 이번 사건 수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씨 형제의 비호세력을 성역없이 수사하겠다"
고 밝혔었다.
검찰은 특히 덕일씨가 형 덕진씨의 미국 이민(90년 10월) 이후 정관
계등의 로비활동을 전담해 왔으며 거액을 탈세한 혐의까지 받고 있어
지난달 16일 출국금지조치를 내린 이후 수배해왔다.
그러나 서울지검 강력부 류창종 부장검사는 20일 "덕일씨는 현재 피
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형제를 동일한 사건으로 함게 구속한 전
례가 없다"는 말을 흘리며 덕일씨의 불구속 방침을 강하게 시사해왔다.
검찰이 정씨 형제의 비호세력 전모를 알고 있을 것으로 지목한 덕일
씨에 대해 이같은 불구속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대해 검찰 일각에서 조
차 <> 사자급 2,3명의 정씨 형제와의 유착설 <> 정씨형제들의 정치자
금 제공설등을 은폐 축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덕일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변호사를 통해 `박의원에게
5억원을 건네주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넘겨 받는 등 덕일씨와 모종
의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찰은 덕일씨가 출두하기 직전까지 박의원이 그로부터 5억원을 건
네받았다는 혐의사실을 입증할 관련 물증이 없어 돈을 건네주는 장면
을 목격한 홍모여인의 진술만으로는 공소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덕진씨와 `협상''을 하지않았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관계자들은 신길용경정(57.전 청와대 파견근무)이 "정계 안기부
군부검경등에 정씨 형제들과 유착관계를 맺어온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고 폭로했음에도 불구 수사확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박의원과 엄삼탁 전병무청장의 비리를 밝혀
내 형사처벌할수 있게 된건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며 "정씨 형제들이
워낙 교묘하게 돈 세탁을 해 더이상의 비호세력을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정씨형제의 가명계좌 추적과 슬롯머신업소 지분의 실소
유자를 추적, 금품을 상납받거나 슬롯머신업소 지분을 넘겨받은 전현직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