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TV탤런트가 연극무대에 나서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도 할수
있다.

짧은 호흡과 순발력을 요하는 TV와는 달리 긴 대사의 호흡처리와 함께
온몸을 드러낸채 연기를 해야하는 연극무대에서 자칫 잘못하면 TV에서
쌓아온 연기자로서의 명성이 퇴색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공연중인 극단 로뎀의
"겨울사자들"(제임스골드맨작.8~30일)에서 여주인공 왕비 엘리노어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탤런트 고두심씨(42)는 완숙한 연기력으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연극을 통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혼신의 힘을 다한 정열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4년만에 무대에 서니까 좀 생소해요. TV에서 팬들이 인정해주는 만큼
잘해야 하는데 실망시켜드릴까봐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늘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TV의 바쁜 스케줄때문에 여의치못해 아쉬웠다는
고씨는 이번 연극이 작품자체가 좋은데다 배우들이 열심히 한 덕분인지
끝날때 기립 박수를 치는 관객들의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겨울사자들"은 12세기 영국왕실을 무대로 남자의 여성편력에 따른 부인과
자식들의 반발,부모의 편애에 소외감을 갖는 자식의 반역,권력을 잡으려는
자들의 끊임없는 욕심등을 현대적 시각으로 그린작품.

고씨는 배역을 맡고 있는 작품속의 엘리노어는 "거대한 여자"인데 비해
자신의 외모는 왜소하다며 "그 갭을 내면적인 연기로 메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다.

앞으로도 "이 역할은 해보고 싶다"고 느껴지는 작품을 잘 소화해
표현함으로써 보다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고씨는 이를위해 요즈음 시간나는대로 조깅 줄넘기등 체력보강을 하고
있다고.

고씨는 자신의 연기생활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가정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