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이 흘러갈때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명계좌를 만들고
분산입금하는 돈세탁(money laundarying)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입시부정사건이 한창일때 광운대,경원대등 각 대학들조차 학부모
들로부터 받은 돈을 "세탁"했을 정도다. 검찰등 수사기관도 웬만한 돈
세탁은 일단 추적에 나서면 대부분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노하우를 축
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검찰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정치인들의 돈세
탁은 워낙 기상천외해 수사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동화은행사건과
관련 내사를 받아온 이원조의원의 돈세탁은 그중 "백미"로 꼽힌다.
동화은행은 가명계좌로 수표를 발행하고 인근은행에서 교환하는 방법으
로 일차 세탁된 돈을 이의원에게 전달했다. 이의원측에 전달된 이돈은 그
뒤 다른 정상적인 수표들과 뒤섞여 가명계좌로 다른 시중은행에 입금된다.
이돈들은 소액수표들로 나뉘어 인출된뒤 다시 정상적인 자금과 뒤섞여 또
다른 은행들로 분산 입금된다.
이정도의 돈세탁은 시간이 오래걸리고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추적은 가능
하다.문제는 여러차례의 세탁을 거친돈이 사채시장이라는 "블랙홀"을 거친
다는 것이다. 사채시장으로 흘러간 검은돈은 사채업자들로부터 5%정도로
"깡"을 받아 다른 수표들과 교환된다. "깡"이란 원래 지불기일이 되지않은
어음에 대해 선수금을 제하고 나머지를 현찰로 주는 것인데 사채시장에서는
현금과 마찬가지인 수표에 대해서도 "깡"이 이뤄지는 것이다. 사채업자들인
이같은 돈이 검은돈임을 잘알고 있고 이서따위의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는
다. 검찰은 동화은행이 다른 정치인들에게 전달한 돈은 어렵사리 찾아냈지
만 이의원의 돈은 사채시장이라는 벽에 부닥쳐 대부분 포기할수 밖에 없었
다는 것이다.검찰은 누군가 "자금관리자가"가 있어 이의원의 돈을 전문적
으로 세탁해왔을 것으로 보고 전문세탁꾼의 신원을 찾고있다. 슬롯머신업
계의 대부 정덕진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철언의원의 경우
도 보통의 돈세탁은 아니다. 정씨는 아얘 오랜전 발행된 헌수표들을 모아
박의원에게 전달했고 여러사람의 손을 거친 헌수표들이 다시 가명계좌로
입금되고 분산될경우 추적은 그만큼 어려울수 밖에 없다. 수사관계자들은
금융실명제가 도입되지 않고 은행측이 거액예금자들에게는 앞장서 돈세탁
을 해주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한 아무리 수사기법이 발전해도 검은돈의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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