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있는 동인보드의 MDF(중밀도섬유판)생산라인은 잠시도 쉴틈이
없다.

폐원목(목재부산물)의 파쇄에서 섬유질분해 성형 압축 건조 재단에 이르는
자동라인이 24시간 돌아간다. 42명의 생산직근로자가 21명씩 2교대로
일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많은 업체들이 판매부진과 재고누적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회사는 다르다. 물건이 없어서 못팔지경이다. 주문은 밀리는데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2개월 생산분의 주문을 받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동화기업 대성목재 한국카리화학등 MDF를 생산하는 다른 업체들도 형편이
비슷하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원목값폭등이후 주문량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들 업체의 고민은 어떻게 생산을 많이 하느냐는
것이다. 이와관련,원자재인 원목폐자재의 안정확보가 주된 관심사이다.

MDF(medium density fiberboard)는 가구표면재로 주로 쓰이는
목재대용품이다. 노래방의 방음칸막이나 오디오케이스의 뒤판에도
이용된다.

원목을 잘게 부숴 섬유질을 분해한다음 접착제를 넣고 성형시킨뒤
프레스로 눌러 만든다.

MDF는 국내에서 생산된지 5년여밖에 안된 새로운 품목이다. 동화기업이
86년10월 인천에 설비를 갖추고 제품을 생산한게 효시이다. 이후 대성목재
동인보드 한국카리화학이 잇따라 생산에 뛰어들어 이제는 어엿한 하나의
업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MDF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어 수요가 해마다 20%안팎으로 늘고있다. 우선
목재부산물로 만들기때문에 제재목보다 값이 훨씬 싼 것은 물론 합판보다도
30%가량 저렴하다. 또 일반 원목으로는 만들수 없는넓은 면적의
판상제품등 다양한 규격의 제품을 생산할수 있다. 특히 표면가공이 용이해
각종 무늬를 새겨야 하는 가구의 표면재로는 제격인 셈이다. 가구표면재는
과거엔 원목이나 합판무늬목등이 이용됐지만 이제는 대부분 MDF로 제작되고
있다.

원목에 비해 질감이 떨어지고 자연산 특유의 아름다움은 뒤지지만 가볍고
단단하며 다양한 표면도장이 가능,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요즘엔
원목자체를 구하기가 힘들어짐에 따라 이의 대용재로 각광을 받고있다.

현재 국내의 MDF수요는 연간 50만 (약1천2백억원규모)에 이르지만 국내
4개사의 생산능력은 34만 로 6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국
인도네시아등지에서 수입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업체도 공급이 달려 수출을
갈수록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 수입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들이 생산시설확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몇몇 합판업체도
신규참여를 위해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설비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공장을 세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당장 공급부족을 해소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파쇄기 선별기 건조기 성형기 프레스등 생산라인을 갖추는데만
3백억원이상 들고 공장짓고 준비하는데도 2년정도는 소요된다.

차인보드 이방희사장은 "당분간 공급부족사태는 계속될것"이라며
"외국업체들의 수출규제가 심해질경우 자칫 파동이 생길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MDF업체들의 과제는 원자재확보이다. 원목구득난이 심해지면서 원자재인
목재부산물구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이다.

특히 MDF는 미송과 같이 섬유질의 길이가 긴 북양재로만 만들수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외국의 북양재제재업체들로부터 얼마나 부산물을 많이
확보하느냐에 경영성패가 걸려있는 셈이다.

<김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