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업계 대부 정덕진씨(53)의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8일
정씨형제로부터 1억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엄삼탁 병무청장(53.전안
기부 기획조정실장)을 이날 오후 소환, 철야조사했다.
검찰은 엄씨가 예금계좌 추적결과 확인된 1억5천만원 외에도 5억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물증확보에 나섰다.
정씨는 이날 검찰조사에서 "엄씨가 지난 90년 8월하순경 서울 강남구 청담
동 리베라호텔로 나를 불러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5억원을 요구해
돈을 주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엄씨의 금품수수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의 수뢰혐의를 적용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공갈이나 변호사법위반 혐의를 적
용해 20일중 구속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정씨형제가 탈세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실시된 90년10월
홍아무개여인(43)을 통해 정씨 형제로부터 5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받고 있
는 국민당 박철언의원(52)의 예금계좌추적 등 방증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17일 홍여인을 재소환, 당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신의 집에서 정
씨의 동생 덕일씨가 박의원에게 직접 돈을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돈은 정씨형제가 운영하는 슬롯머신업소에서 모아 놓은 것을
그대로 007가방에 넣어 박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의원을 소환조사한 뒤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17일 박의원과 홍씨등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취했으나 홍씨의 경
우는 피의자가 아니라 중요 참고인 자격으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
했다.
한편 검찰은 박의원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
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