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린턴 미대통령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를 정상회의로
격상시키자는 제안을 함으로써 이기구의 발전방향이 주목거리가 되고있다.
클린턴대통령의 제안은 APEC에 관한 미국쪽의 심도있는 관심표명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이번제안은 이지역 경제문제논의의
장이었던 APEC를 탈냉전시대에 정치.경제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기구로 확대개편,이를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온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이번 제안에 앞서 지난달 21일 미키 캔터 USTR(미무역대표부)대표는
오는11월 시애틀에서 열리는 APEC연차총회를 미국이 아시아지역에 대한
경제적 리더십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바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경제적 리더십이 그동안 일본의 진출로
가려져 왔다"고 지적,이지역에 대한 엔화의 영향력을 인정한 뒤 이에대해
도전의사를 밝힌 셈이다.

캔터대표는 의장국인 미국이 시애틀연차총회를 "아태지역과 미국의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만든다는게 신행정부의 입장"이라고까지 말해 APEC에 거는
미국쪽 기대의 일단을 피력했다.

APEC에 관해서는 미국에 못지않게 일본도 적극적인 주도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달 한보고서를 통해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은 APEC를
중심으로 추진돼야하며 "개방적인 경제연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이미 아태지역에서의 경제적기득권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경제블록에 맞서겠다는 생각을 굳혀왔다.

그러면서도 일본과 APEC회원국들의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APEC를
미국까지를 포함하는 "느슨한 경제통합체"로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특히 지난해 AFTA(아세안자유무역지대)창설과정에서 "조기에
가속적으로 실현되도록 전면 지원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서는등 이지역에서
경제적 리더십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고있는 중이다.

미국과 일본이 나름대로 유지하던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APEC는 올들어 싱가포르에 상설사무국을 설치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사무국의 개소식에서 초대국장에 취임한 미국의 윌리엄 보레씨는"장기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UR(우루과이 라운드)가 실패할 경우 APEC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자유무역질서의 체계화라는 관점에서 APEC성격을
특히 강조했다.

경제우선을 취하는 클린턴행정부가 APEC에 관심을 가중시키면서
미일어느쪽에 주도권이 주어지든 APEC는 최소한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아태지역국제협력체로 자리를 굳혀가고있다.

APEC는 11월총회에서 역내무역과 투자를 원활하게 하기위한 세부계획과
자문기구성격을 띠는 저명인사그룹(EPG)의 연구보고서가 발표되면 한층
구체화된 실질적 경제기구로 거듭나게된다.

89년 호주 캔버라회의를 출발점으로 하는 APEC는 "아태지역협력은
상품서비스 자본및 기술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함으로써 지역및
세계경제를 위하여 상호의존성으로부터의 이득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전제를 깔아놓고 있다.

이같은 자유무역의 원칙으로 일찍부터 GATT체제의 아태판으로 주목받아온
APEC는 회원국가간의 경제수준격차와 일본의 영향력확대에 대한 과거
피침국가들로부터의 반발감이 최대의 걸림돌로 지적 받아왔다.

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배타적 지역주의의 심화로 특징지어지는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속에서 APEC를 통한 다자간 무역주의의 추진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점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APEC는 아태국가간 협력분위기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며 한국의
협상력제고는 물론 세계경제가 지역주의색채를 뚜렷이 할수록 아태시장의
확보는 경제활로가 될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한국은 APEC의 창설멤버로 91년 3차총회를 서울에서 개최,중국 대만
홍콩을 새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데 주도 역할을 하는등 APEC내에서는
어느정도의 발언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또 한국은 미일과 동남아 개발도상국 사이에서,대만 홍콩 중국등 정치적
알력관계사이에서 다리역할을 하는 연계적 기능을 수행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박재임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