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진(53)씨 형제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당시 정씨 형제를 박철언
의원에게 소개해주며 세무조사 중단 로비를 청탁하도록 중개역할을 한 홍
아무개(42.여)씨는 누구인가.
홍씨는 국민학교 4학년인 아들(11)과 단둘이 65평짜리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미모의 여성으로, 평소 정.관계 고위인사들과
깊숙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아이스댄싱 선수로 활동했던 홍씨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치계의
거물로 대한체육회장을 지낸 김아무개씨와 깊은 관계를 맺어 미혼모로 아
들을 낳았으며, 김씨의 후광을 업고 사교계에 등장했다고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80년대 들어 종로구 평창동에 대지 8백40여평의 호화빌라를 사들인 홍
씨는 뚜렷한 직업없이 부평관광호텔을 신축하는 등 적지않은 재력을 과시
했으며, 현재 경기 화성군 팔탄면, 강릉시 대전동, 제주 서귀포시 등 전
국 곳곳에 1만6백여평의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다.
홍씨와 정씨 형제, 박철언 의원과의 관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박 의원보다는 덕일씨를 먼저 알고 지내던 사이로 보인다. 즉 80년대 초
반 덕일씨가 경영하는 서울 하얏트호텔 나이트클럽에 홍씨가 자주 드나들
면서 서로 안면을 익혔다는 것이다.
홍씨와 박 의원이 만난 시기는 88년께라고 박 의원은 스스로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전직의원 씨, 건설회사 회장 씨 등 정.재계 인사들
과 함께 홍씨의 평창동 빌라에서 여러차례 `식사모임''을 한 것으로 밝혀
져 홍씨의 평창동 집은 적지않은 정계인물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석조빌라는 시가
10억원을 웃도는 호화주택으로 수시로 사회 유명인사들의 연회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가 자주 드나들었던 강남의 한 고급 레스토랑 주인은 "홍씨가 돈
이 많은 것을 은연중 나타내며 `저녁에 연예인들과 파티를 벌였다''는 말
을 자주 하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욱이 홍씨가 정씨 형제들에게 박 의원을 소개해주면서 "전에도 비슷
한 청탁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홍씨가 정.관계 인사
들과의 친분을 배경으로 그동안 `브로커''를 해오지 않았는가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빙상협회 국민학교연맹회장 직함을 갖고 있던 홍씨는 문제의
평창동 집을 91년 외국인에게 빌려주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옮겼으며,
강남구 청담동에 빌딩을 짓고 화장품 수입업에 나서는 등 여러 사업에 손
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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