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현실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몇가지의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가령 결혼한 여성의 경우를 들면 그녀는 가정에서는 주부이고 아이들의
어머니이며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 직장의 사원이 된다. 그밖에 그녀는
거주지의 주민이고 학력에 따라 동창회의 회원이며 또 종교가 있다면 특정
종교단체의 구성원이 된다.

이때 개인이 소속한 사회집단이 다른 사람이 소속한 사회집단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 중복되는 부분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유대감이 증대되어
그 사회는 안정되는 경향을 갖게된다.

한편 사회가 고도의 산업사회로 발전되면 개인이 담당하는 사회적 역할은
한층 세분화 전문화되게 마련이고 주요 업무에 쫓기다 보면 사소한
소속집단에 대한 귀속감이란 희박해 질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이 깨우쳐
주지 않으면 특정집단의 구성원이란 사실을 잊을 경우마저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정부가 주관해오던 행사를 대폭 간소화한다는 방침아래
종래 중앙부처에서 주관해오던 "향토예비군의 날" "성년의 날" "소방의
날"등 7개행사를 각급 단위기관행사로 이관하고 "무역의 날" "저축의 날"등
35개행사는 민간단체에 위임키로 했다고 한다. 그간 몇차례에 걸쳐서
정부주관행사를 정리.축소해왔었는데 발표를 보고 새삼 느낀 것은 아직도
정부주관행사가 이같이 많았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다원화되고 전문화돼가는 우리사회에서 "기념일"행사가 많은 것은
이해할수 있는 일이다. 또 앞으로도 "기념일"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문제는 어째서 정부가 그같은 행사를 주관해서 국민의 세금을
사용했었느냐는데 있다.

물론 우리사회풍토에서 "기념일"을 제정하고 행사를 치를 때에는 정부에서
주관하는것이 여러모로 편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이유 때문에
정부가 주관했었다는 것은 그 근거가 희박하다고 생각된다.

일본 동경의 경우를 보면 "성년식"은 각구청에서 주관한다. 그래서
"성년의 날"을 며칠 앞두고서는 각구청별로 해당자 가정마다 초청장이
우송되고 "기념식"이 행해진다.

이제 우리사회도 형식보다는 내실을,정부주도 행사보다는 민간주도 행사를
해야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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