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란 재산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격증
15개를 갖고 건설현장에서 뛰고있는 권오영씨(34.롯데건설 설비과장)는
무엇보다 현장경험을 중시하는 중견 샐러리맨이다.

서울 을지로6가 계림빌딩 신축현장에 근무중인 그는 요즘 특히 일할
맛이난다. 올1월1일 과장으로 승진한데다 자신이 원하던 일선현장에
배치된데서 얻은 신바람이다.

이같은 경사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어렵게 공부해 지난해12월
건축기계설비기술사자격증을 취득한 결과다.

회사측은 사규에따라 한직급을 올려주고 희망부서에 배치하는 특전을
부여,권과장은 연초 본사 견적실에서 을지로현장으로 자리를 옮기게됐다.

"건설업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현장경험을 충실히 쌓아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문건설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이상적인 직업인으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일꾼"을 꼽는 그는 꼼꼼하기
짝이없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업무에 철저하다.

아침8시반이면 어김없이 현장에 나와 파이프배관 기계설비설치등을
지시하고 자재검사와 공사감독등의 일과에 몰두하며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그과정에서 하도급업체에 맡긴 배관공사등을 살피다보면 답답한 점도 많이
느끼게 된다.

공사수행이나 품질관리등에 있어 체계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는데
안타까움을 갖는다. 그래서 하도급관계자들과 토론에 열을 올리는 시간도
적지않다.

건설업계에 하도급계열화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입찰을
통한 하도급업체선정보다는 상호기술정보를 교환할수있는 하도급관계의
정립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권과장은 자신이 맡고있는 부문이 설비쪽이지만 하도급계열화가 이뤄지면
최근 물의가 빚어졌던 부실공사가 방지되고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함께
나눌수있어 책임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그에겐 퇴근후도 바쁜 시간이다.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자기연마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1시간이상 지하철을 타고 안양시 비산동에 마련한
보금자리로 돌아가면 두돌 지난 딸 현경이,아내 서지영씨와 단란한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잠이든뒤 새벽 3~4시께면 어김없이 깨어나 출근시간대인
7시까지 공부를 한다.

새벽공부시간에는 회사업무에 필요한 건설및 기계등 관련서적을 읽어
실무를 뒷받침할수 있는 이론을 습득하고 있다.

그는 새벽공부로 지난 84년부터 작년까지 10년동안 무려 15개의 자격증을
따냈다.

"자격증따기행진"은 중앙대기계공학과 4학년때 3개로 시작돼 첫직장인
대한석탄공사에 근무하면서 8개,90년8월 대리로 롯데건설과 인연을
맺은뒤에도 4개를 취득할 정도로 계속 이어졌다.

이런 자신을 가리켜 "주변에선 "희한한 사람"이라고 부른다"면서 권과장은
웃는다.

결코 쉽지않은 시험을 자진해서 치르고 또 생각보다 수월하게
합격하는데서 비롯된 별칭인것 같다.

그는 요즘 공조냉동기술사 자격시험에 도전장을 내놓고있다. 이 또한
직무관련 자격증임은 물론이다.

이처럼 열심히 따낸 자격증 덕분에 그는 매월 37만원의 수당을 별도로
받고있다. 그렇지만 자격증 보수교육기간만도 연간 10주가까워 사후관리도
결코 쉽지않은셈.

"현실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싶다"는 권과장은 앞으로 세잔이 정량인
술실력도 좀 늘려 동료들과 친숙하게 어울리고 가정에도 충실한
샐러리맨으로 생활해볼 생각이라고 소박한 생활계획을 펼쳐보인다.

<노삼석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