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14일 계열사인 대한종합운수 극동해운 유니온익스프레스 등
3사의 합병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진은 지난 88년 4월부터 법정
관리에 들어갔던 극동해운이 경영정상화로 지난달 15일 법정관리가 조기
종결됨에 따라 이달부터 육운3사의 합병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오는 9월까지는 법적절차를 마무리하고 외형 300억원, 종업원 430명 규
모의 종합육상운송회사를 새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이같은 계열사합병이 업종전문화를 통한 경쟁력제고를 유도하는
정부의 신경제정책에 부응하고 그룹내 유사업종을 통합,규모의 경제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위한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3월 제동흥산과
제주생수를 이미 합병한 한진그룹은 이번 육운3사합병에 이어 올 하반기중
평해광업개발등 2~3개사를 추가로 정리,계열사를 지금의 23개에서
18~19개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대우그룹도 자본금이 적고 경영실적이 안좋은 대우모터공업
대우아피안테크놀로지 대우정보시스템등 3개계열사를 빠르면 상반기중
흡수합병방식으로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우는 이를위해 사업내용이 유사한 대우아피안테크놀로지(반도체설계)와
대우정보시스템(소프트웨어개발)2개사를 합병하고 에어컨및 세탁기용모터를
생산하는 대우모터공업은 대우전자에 흡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는 또 김우중회장의 "연내 자생력있는 1개기업 분리독립"방침에 따라
하반기중 대우통신의 독립경영을 추진중이다. 한진과 대우의 이같은
계열사줄이기는 다른 대기업그룹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신경제"계획이 경제력집중완화를 위한 기업의
독립경영체제구축,업종전문화,소유분산촉진에 무게를 싣고 있고 지난 11일
전경연회장단회의도 비슷한 내용을 결의, 이문제가 재계의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대기업그룹들은 계열분리를 비롯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기업간의
흡수합병등을 통한 계열사줄이기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현대그룹

흡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없으나 상호출자지분이 적고 비주력인
금강개발산업(현대백화점)의 분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는 2세간 영역구분이 어느정도 이뤄지고있다.

건설 자동차 석유화학 종합상사등 주력기업은 아직 구획정리가
안됐지만<>정공 강관 자동차써비스 산업개발 중장비
인천제철(몽구씨)<>금강개발(몽근씨)<>전자 상선(몽헌씨)<>중공업(몽준씨)
<>화재해상보험(몽윤씨)<>국제종금(몽일씨)등은 정명예회장 아들들이 실질
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거나 대주주로 있다.
사실상 분가구도를 확립한 셈이다.

이때문에 현대의 그룹해체 또는 그룹분리가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
가시화될 가능성도 크다.

<> 삼성그룹

이미 한솔제지와 신세계백화점을 91년에,지난해 조선호텔을 떼어내 당장
추가로 분리하거나 합병을 검토하고있는 기업은 없다는게 공식적인
해명이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말부터 작성,최근 이건희회장과
사장단회의에 보고한 "재벌의 개념정립과 적합한 사업운영"이란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리가 필요한 사업과 정리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경제규모를 초과하거나 규모의 경제성을 살리기 어려운
사업 <>금융업 부동산투자업 중소기업업종 <>국민정서에 부적합한 사업등을
정리하거나 하지말아야될 사업이라고 적시했다.

삼성은 또 장기적으로 <>주력기업의 자회사및 사업다각화관련업체
<>주력기업에 원료 부품을 공급하거나 판매를 맡는등 계열화된 업체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업체를 흡수합병대상으로 꼽고있다. 이에따라
전자를 중심으로한 전기 시계 광주전자 데이타시스템 의료기기등의 합병과
중공업.항공의 합병을 장기과제로 검토중이다. 제일합섬 안국화재
삼성코닝등의 분리는 현안이긴 하지만 당장 독립시킬 뜻은 없다는
입장이다.

<> 럭키금성그룹

계열분리보다는 흡수합병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유사업종통폐합에 착수해 <>금성전기를 통신에 <>부품을 금성사에
<>반도스포츠를 럭키금성상사에 <>럭키소재및 제약을 (주)럭키에
합병시키는등 62개계열사를 54개로 줄였다.

앞으로 계획돼있는것은 금성산전.계전 기전.하니웰등 산전
CU(문화단위)4개사의 합병이다. 그동안 이들 기업의 외국인지분정리가
안돼 단일기업으로의 합병이 지연됐으나 합작해소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다.
럭키석유화학을 (주)럭키에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 쌍용그룹

유공을 중심으로 매출이 적고 독자적 사업기반구축이 어려운
유공에라스토머 훅스 하이몬트 옥시케미칼등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에라스토머(일본스미토모)훅스(스위스훅스)하이몬트(미국하이몬트)등이
합작기업이어서 이들 합작선의 동의를 얻는것이 관건이다.

또 유공의 컴퓨터 정보통신부문자회사인 YS&C와 선경정보시스템도
합병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 한화그룹

경영실적이 좋지않은 한국자동차부품 한양소재와 생산품목(MDI)의
시장전망이 좋지않은 한양바스프우레탄을 합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합작선과의 의견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경영합리화를 위해 한국비커스를 종합기계에
합병시키기로 이사회에서결의했다.

그밖에 포철이 국내 21개 해외 6개로 모두 27개인 계열사를 22~23개로
줄이기로 하고 유사업종기업과 적자폭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 정리작업을
추진중이다. 정리대상으로는 풍국정유 제철세라믹등이 손꼽히고 있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