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가 프로다워야 축구가 발전하죠"
최근 효창운동장에서 진행중인 대통령배전국축구대회를 관전하던
축구인들이 일본프로축구(J리그)출범과 한국월드컵대표팀의 졸전을 화제로
얘기하면서 내뱉은 자조섞인 푸념이다.

말뜻은 한국축구를 이끌어 가는 프로선수들이 프로에 걸맞는
대우(계약금및 연봉)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축구발전을 기대할수
없다는 것이다.

J리그의 탄생은 그동안 축구에서나마 지켜온 대일 자존심이 이제
무너지지않나 하는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경제대국답게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며 세계적 스타들을 J리그에 끌어들인
일본이 조만간 한국축구를 추월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그러한 조짐은
지난해 다이너스티컵과 올해초 벌어진 아시안컵에서의 일본 우승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일본축구가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데 비해 한국축구는 한마디로 죽을
쑤고 있다. 현재 베이루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은
상대도 안될것으로 여겼던 팀들에게 갖은 수모를 당하며 겨우 조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팬들은 승부보다는 대표팀이 보인 기대이하의 경기내용에 더욱 분개하고
있다.

대표팀의 예선 3경기를 지켜본 국내 전문가들까지도 현재의 전력으로는
월드컵 본선 3회연속 출전이 매우 힘들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주저없이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축구인들은 대표팀의 "투지부족 전술부재"등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본질적인 문제는 국내축구의 토양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
그중에서도 프로선수 대우문제를 첫번째로 꼽고있다.

우리보다 10년이나 늦게 시작하는 일본프로축구의 수준은 못되더라도
선수들이 젊어 한때 번 돈으로 은퇴후에도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경제적
바탕은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직업선수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고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여 간다는 것이다.

국내 프로축구의 경우 신인드래프트에서 랭킹3위(1순위 그룹)안에 들어야
5천만원의 계약금과 1천5백여만원의 연봉을 받을수 있다. 2,3순위의
대우는 더욱 떨어진다. 선수생활은 길어야 10년이고 평균 6~7년이다.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그래서 근년에는 프로보다는 실업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우수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프로는 은퇴후에 갈 곳이 없지만 실업팀에서는 은퇴후에도
보통의 샐러리맨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프로가 화려하게 보이니까 유망주들이 프로무대에 진출하죠.
그러나 5~6년만 지나면 선수생활은 끝납니다. 벌어 놓은 돈은 없고,결국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낙엽처럼 스러지는게 우리 프로축구의
현실입니다. 그러한 자신들의 장래를 이미 선배들을 통해 알게 된
선수들이 신명나게 뛸 수 있겠습니까. 축구발전은 프로가 이끌어 가야
합니다"70년대후반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렸던 S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김상철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