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아직도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4분기 실업률은 89년 1.4분기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3. 2%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업사태속에서도 일부업종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업사태 속에서의 인력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일자리는 있으나
이른바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업종에는 취업을 꺼리고 있다는걸
나타낸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있고 이것이 바로 극복해야할
과제의 하나다.

경제도 기업도 사람이다. 이는 사람의 생각및 능력과 행동이 경제와
기업의 성과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경영실적이나 경제성장은
사람에 달려 있다는건 강조할 필요조차 없는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열심히 땀흘려 일하려 하지 않고 불황탈출만을 고대하고 있다.

1.4분기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인구중 경제활동을 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는 1. 7%(21만5,000명)증가에 그친 반면 주부 학생등
비경제활동인구는 2. 4%(31만명)증가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일할 능력은
있으면서 취업의사를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것을 말해주는 것일뿐
아니라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그만큼 잠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산업별 취업자의 구성도 제조업은 줄어들고 서비스업 도소매및
음식숙박업은 늘어났다. 이는 산업구조개편에 따른 추세라고도 할수
있지만 3D업종기피현상의 영향으로 볼수도 있다. 또한 고학력자와 낮은
연령층의 실업률이 높았다. 생산직의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실업률이 높은 것은 3D업종기피현상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생산증가 기술혁신 수출증가와 같은 현상의
지속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활성화는 능력있는 인력이 생산현장에서
제몫을 다할때 가능한 것이다. 생산현장의 인력난은 참으로 심각하다.
어려운 일을 배우려고 하는 젊은층이 없어져 가고 있는것은 더욱 심각하다.
누구나 편하고 더많이 받는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궂은일 힘든일도 마다 않고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거대한 기계장비라도 조그만 나사하나가 제구실을 못하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동안 일부업종의 인력난을 외국근로자로 메웠다.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해외인력은 7만명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중 합법체류자는
1만4,00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자는 강제출국대상자이어서
이들이 출국하게 될때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더욱이 이들
불법체류자는 3D업종의 중소기업에 많이 고용돼 있어 중소기업이 겪을
어려움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생산직의 인력부족률이 20%를 이미 상회하고 있다. 해외인력이 출국하게
될때 구로 부평 주안 남동공단 외국인고용 69개업체의 평균가동률은 25.
4%나 줄어들것이라는 한국수출산업공단의 실태조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사람이 없어 공장을 못돌리는 상황은 분명 뭔가 잘못돼 있는 것이다.
자동화투자를 많이한 기업의 경우에도 자동화된 기계를 돌릴 일손이 부족해
기계를 세워두고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임금을 높일수도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노동의
질이나 량으로 따질때 고임금으로는 국제경쟁에서 버틸수 없다는 것이다.

생산현장의 인력난은 우리사회 여타 모든 부문의 행태와 직접 관련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비생산적 서비스업에서 손쉽게 돈벌수 있는
기회를 줄이고,먹고 마시고 노는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땀흘리며 일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바람직하게 비쳐지지 않는 현실을 바꿔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스카우트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국민경제전체로 볼때 옳은 대책은 아니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기술연수제도확대도 고려할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현재 우리의
경제발전단계로 미루어 볼때 고급기술인력이 아닌 3D업종의 인력을 해외에
의존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는 사람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투철한 천직의식을 가져야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장인정신으로 일에 임해야 그들이 생산공급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경제의 선진화는 기업의
선진화를 통해 가능한 것이고 기업의 선진화는 기업구성원들이 일의 량이나
질에서 선진경쟁국수준과 같아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일부업종의 인력난,이는 우리가 풀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과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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