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재벌의 문어발식 족벌경영을 지양하고 사업 영역을 2~3개의
핵심분야에 집중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방안을 내
부적으로 깊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로 그룹 비서실과 삼성경제
연구소가 최근 작성한 `재벌의 개념 정립과 적합한 사업운영''이란 보고서
통해 밝혀졌다.
삼성의 이 보고서는 정부의 재벌정책과 재벌들의 대응이 민감한 현안으
로 떠오른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매우 주목되며, 다른 재벌에도 적지 않
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작성 직후 청와대의 요청에 따
라 경제수석실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 보고서에서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재벌의 핵심문제는 <>정
경유착에 의한 자본 독과점 <>기업 규모와 영역의 이상 비대 <>경영 및
소유의 전근대성 등에 있다고 지적하고, 재벌 스스로가 이런 문제의 해결
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재벌은 무엇보다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
제를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경영이념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룹의 전략사업 영역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보고서는 재벌에 적합한 사업 외에 부적절한 사업은 해외이전이나 중
소기업 이양 등을 통해 과감하게 손을 떼고 기존에 영위하고 있거나 유망
하다고 판단되는 핵심사업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인 육성전략을 세워 추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삼성이 철수해야 할 사업 분야는 <>경제규모를
초과하는 사업 <>규모의 경제성을 살리기 힘든 사업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 <>금융업.부동산투자업.중소기업업종 등 규제업종 <>기타 국민 정
서에 부적합한 사업이라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