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함이 그리운 계절이다. 실내공간을 넓고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가능한한 공간을 비워야 한다.

한정된 공간에 무엇인가가 잔뜩 놓여 있으면 사람이 움직일 수 잇는
장소는 좁아지고 그 결과는 답답하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춥던 계절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들이 날씨가 더워지면
어수선하고 복잡하며 갑갑한 기분을 들게한다.

사진의 거실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소파와 테이블을 치우고
앉음뱅이의자와 방석만으 놓음으로서 공간을 한껏 넓고 시원하게 만든
경우를 보여준다.

좌식생활이 일반화되어 좀처럼 치우기가 쉽지 않은 소파를 과감하게
제외시킴으로써 일반적인 거실과 전혀 다른 느낌의 장소를 연출해낸 것.

언제부터인가 혼수용품으로 장롱속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물품이
되어가고있는 방석을 실생활용품으로 끌어낸 것도 상식의 허를 찌른다.

크고 작은 차돌을 올려놓은 유리탁자는 이 공간에 시냇물소리를 옮겨놓고
있다.

평법한 유리 한 장을 별달리 쓸데가 없을 것같은 나무상자위에 받쳐 만든
이 소박한 탁자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값비싸고 화려한 가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실내를 개성있고 아름답게 꾸밀수 있음을 알려준다.

문안쪽의 방 구석에 달아놓은 발바닥 모양그림의 작은 액자 두 개 또한
액자란 벽의 가운데에 거는 것이라는 일반상식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벽 전체를 비워놓은 채 코너에 두개의 작은 액자를 걸어놓음으로서 상식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셈이다.

결국 이 거실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일상적인 생각의 틀에 얽매여
있어서는 결코 남다른 것을 만들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문쪽에 연대가 꽤 되었음직한 커다란 함지박을 놓은 것 또한 돌멩이를
올려 놓은 유리탁자 이상의 색다름을 만끽하게 한다.

옛나무판을 이용한 듯한 조각과 남자누드인 듯한 그림을 함께 놓고 그
앞에 엎스탠드로 조명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이 공간 구성자의 남다른
감각을 전한다.

<박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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