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커다란 도시에 파묻혀 지내는 것은 어쩌면 슬픔인지도 모른다.
답답한 공간과 탁한 공기,밤하늘에 별을 찾아볼 수도 없는 삭막함. 자연이
주는 안온함과 시원함을 느낄 곳이라고는 단한군데도 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같은 갑갑한 가운데서도 금정산악회를 통해 산을 오르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 아닌가 생각한다.
금성정보통신 사우들로 구성된 금정산악회는 아마추어들의 산행모임이다.
그야말로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동아리이다.

높은 산봉우리 주위로 펼쳐진 산자락을 보면서 한걸음씩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는 마음으로 이어진 행렬을 이룬다. 우리는 발걸음
하나마다 땀 한방울깨나 흘리며 산길을 오른다. 이러다가 산전체가
우리땀으로 젖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스운 생각도 하면서 묵묵히 정상을
향해 발을 옮기는 회원들의 마음은 이미 산과 하나가 되어 있다.

사람마다 체력이 달라서 뒤로 처지는 회원들은 손을 잡아주고 뒤에서
밀기도 하면서 정상에 오르면 산뿐만 아니라 세상전체가 우리 것이 된다.
짜증스럽고 갑갑한 서울생활의 찌꺼기를 모두 털어버리는 것이 이때이다.
발아래 놓인 세상을 바라보며 또 이렇게 높이 올라왔건만 아직도 그자리에
있는 하늘을 보면서 세상이 이다지도 넓고 크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나의
삶에 참으로 소중한 교훈을 주는 것이다.

내가 금정산악회에 애착을 갖는 것은 이모임이 특히 직장동료들과의
동우회이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은 웃사람과 아랫사람으로 구성되게
마련이고 사람들도 회사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결될수 밖에 없다.

따라서 때로는 같이 지내는 사람이 부담스럽고 어렵기만하다. 회사라는
것이 없으면 인연이 끊어지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기도 쉽다. 그러나
금정산악회에서는 그런 인식이 자라질 못한다.

산아래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고 산위에서도 하늘아래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산과 한마음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그저 자연인으로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고 끝이 없다.

서울을 벗어나 가까운 교외산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푸른
하늘과 이야기 할때면 어느새 하나가 되곤하는 우리산악회에는
교환운용연구소 윤주봉소장 수출실 주석희부장 정보시스템부 석상기부장
고객관리부 정남진부장 지원사업부 최기창부장 업무부 김원철부장을 비롯
2백여명이 가입하고 있다. 매주말마다 한몸 한마음이 될 수 있는 친구
2백명과 언제나 그 자리에서 웃고있는 산을 갖고 있는 나는 아마 서울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