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재계비리척결의 모델케이스로 건설부조리에 대한 사정작업이
시작된것으로 보고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종합건설의 부산철도사고와 한양아파트부실파문으로 예고됐던
건설부조리척결이 현실로 나타나고있기 때문.

건설업계는 재개발과 관급공사시공권 확보과정에서 뇌물수수혐의로
럭키금성그룹의 실세인 구자원 럭키개발부회장이 전격 구속되자
건설부조리사정의 신호탄이 오른 것으로 보고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저질러놓은 비리는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더이상 사정의 빌미를
제공하면 1차로 당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업체에 따라선 소속그룹 회장까지 현장지도에 나서기로 하는등
시공과정에서의 민원발생을 막는데 총력전을 펴고있다.

광주고속의 경우 박성용그룹회장이 직접 수시로 건설현장에 나와
안전대책등을 점검키로했다.

또한 부산철도사고현장과 여건이 비슷한 현장에는 회장친서를 보내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그룹차원의 자정결의를 선도한다는 방침아래 하도급업체와의
거래과정과 현장안전대책등에 대한 업무규정을 새로 만들고있다.

공영토건은 박성대사장이 불시에 현장을 찾아 공사관리를 점검하고있다.

대림산업등은 무재해현장에 대해 전체직원에게 상금을 주기로 하는등
시공과정에서의 민원막기에 여념이 없다.

부산사고로 사장이 구속된 삼성종합건설은 6개월 영업정지를 일단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영업전략을 새로 짜고있다.

자체투자사업과 해외건설 민간주택사업등의 수주에
전력,관급공사수주공백을 메워나간다는 방침아래 영업부서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양은 회장과 사장까지 공석인 상태에서 남정국부사장 체제로
재기에안간힘을 쏟고있다.

우선 신도시상가분양에 착수,긴급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나 부동산시장의
매기가 워낙 부진해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건설업협회도 내달초 건설부조리
자정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를 살리면서 개혁을 추진하기위해 재계내부의
부조리는 자체정화나 제도개혁으로 치유해나가겠다는 뜻을 누차
시사한바있다.

그러나 건설부조리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고 보고있는듯하다.

건설업의 속성상 그 부조리가 내부문제에 그치지않고 사회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치는데다 특히 민생과 직결되어있기때문에 여느 업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부산철도사고는 79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한양아파트부실파문은 전체
신도시아파트에 대한 불신과 입주민들을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사회불안의
요인으로까지 비화됐다.

뿐만아니라 관급공사를 둘러싼 뇌물수수등은 관과 업계간의 고질적인
유착에서 빚어지는 부조리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또한 재개발조합등 조합아파트부조리는 민간의 각종 건축계약과정에서
잉태되는 비리의 표본이기도 하다.

이처럼 건설업계를 연결고리로 해서 이뤄지는 각종비리는 업계내부적인
사안으로 그칠수 없다.

그 부조리의 연계선에는 고위공직자로부터 하도급업체 민간주택조합에
이르기까지 얽히고 설켜있다.

따라서 사회전반에 걸친 사정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상 건설업계가
도마위에 오르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당국은 건설업계에 대한 별도의 사정시나리오를 갖고 있지 않은것 같다.

그러나 건설업이 경제전체에 미치는 여파가 제조업등에 비해 크지 않다고
판단,업계에 미치는 충격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드러나는 부조리척결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것 같다.

이와함께 한양사태등에서 보듯이 기업주에 대해선 배려하지 않지만 기업은
살려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있다.

단기적인 사정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장치마련도 동시에
추진,대표적인 비리의 온상으로 꼽혀온 이업계를 확실하게 정화하겠다는
정책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건설부는 부실시공업체에 대해선 면허취소까지 할수있도록
관계법을 고치고 부실전과를 기록으로 남겨 관급공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장치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7월1일부터는 일정규모의 정부공사에 대해선 입찰자격
사전심사제(PQ제도)를 도입,불량업체에 대한 제재조치를 실천에 옮기게
된다.

건설부는 설계.감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책임보험제도입을
추진하고 하도급비리를 막기위해 하도급자를 입찰에 같이 참여토록 하는등
제도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이동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