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3년 문화재보호구역(사적11호)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일대 풍납토성의 복원사업이 8백여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
는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총연장 2680m(3만6천여평)인 풍납토성은 백제초기 삼국의 각축장이었
던 `하남 위례성''터로 서울시는 지난 77년 이 일대에 대한 복원계획을
수립, 천호대로변 446m를 폭 50m 높이 7.5m로 복원했다.

그러나 토성의 5분의 4에 해당하는 나머지 2080m 구간은 보장비(7백
억원)와 공사비(130억원)를 합쳐 총예산이 830억원이나 소요돼 서울시
는 구체적인 복원계획을 수립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러나 인근주민들은 복원사업이 지연되면서 이 일대가 밤마다 불량
배들의 우범지대로 변했을 뿐 아니라 30여년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
정된 이래 줄곧 고도제한 등에 묶여 재산권행사에 심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국가
지정문화재인 풍납토성의 복원비용을 중앙정부의 지원없이 지방자치단
체인 서울시가 모두 떠맡을 수 없기 때문에 정부지원이 확정될 때까지
당분간 사업시행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회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 최근 주민들이 제출한 `풍납토성
복원요구에 관한 청원''을 심의하면서 명확한 결론은 유보한 채 "풍납토
성도 국가사적임이 분명한 만큼 서울시가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
능한 조치를 취하는게 타당하다"는 의견서를 채택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