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과 관세청 직원들의 명예퇴직이 줄을 잇고있어 세간의 주목을
끌고있다.

요즈음의 사회적 분위기상 공무원인사와 관련된 문제는 일단 사정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수밖에 없는데다 이들 두기관은 대민접촉이 특히 많아
사정바람을 크게타는 곳이기 때문이다.

통상 승진에 한계를 느끼는 공무원들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준다"는
명목으로 찾는게 명예퇴직이긴하나 최근의 사정바람이나 신청자의 급증으로
미루어볼때 그렇게 순수하게만 봐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국세청의 경우 지난1.4분기에만도 이미 28명이 명예퇴직으로 옷을 벗고
나갔다. 지난19일 시작해 24일 접수마감하는 2.4분기 명예퇴직에도
2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명예퇴직자가 한해 30여명 안팎에 그치던 지금까지의 전례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규모이다.

사정은 관세청도 마찬가지이다. 1.4분기중엔 명예퇴직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었으나 2.4분기 들어서는 10여명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여기에는
이사관급 1명과 서기관급 3명이 포함돼있다.

<>.국세청과 관세청을 통틀어 명예퇴직자(신청자포함)중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박창래서울세관장. 서울세관장에 앉은지 2개월여밖에 되지않은데다
서울세관이 지난2월 감사원감사를 받은 바 있기때문.

관세청관계자는 이와관련,박서울세관장의 명예퇴직신청은 후배들에게
승진의 길을 터주기위한 순수한 용퇴라고 설명. 고시1회출신인
박세관장으로서는 특히 6회출신인 김종환재무부관세국장이 상위직급인
관세청차장으로 내려오자 명예퇴직결심을 하게된 것같다고 이 관계자는
귀띔.

이 관계자는 또 윤영표대전세관장 임옥균양산세관장
김윤경본청장비통신과장등 서기관급 명예퇴직신청자도 정년을 2~3년 앞두고
있는 사람들로 "엉뚱한 사고로 불명예퇴진하기 전에 명예퇴직하자"는
심리가 작용했는지 몰라도 사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부연.

관세청은 21일 단행한 국장급인사와 주말께로 예정된 본청과장및
일선세관인사도 김경태청장 취임에 따른 의례적인 인사이지 사정에 따른
물갈이 차원의 인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관세청의 한직원은 "사정에 따른 퇴직으로
오해를 받을까봐 상당히 망설였다"면서 사회분위기가 명예퇴직을 오히려
주저하게 하고있다고 지적.

<>.오는 24일까지 2.4분기 "명예퇴직"신청을 받는 국세청은 명예퇴직자
수는 물론 "누가 신청했나"에도 큰 관심.

국세청 인사담당자는 "현재 일선세무서별로 신청을 받고있어 정화한
숫자는 27일께나 알수있을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21일 현재 20명 이상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마감일을 1~2일 앞두고 신청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명예퇴직희망자는 1.4분기의 28명(5급6명 6급22명)을 훨씬 웃돌 전망.

올해 명예퇴직은 정년을 5년 앞둔 공무원(37년생)부터 할수 있으나
국세청의 경우 91년과 92년에 명예퇴직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까닭에
올해는 주로 정년을 3년 앞둔 35년생들이 신청하고 있다고.

때문에 국세청 내부에서는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본청과 지방청의
국장급(2.3급)과 서기관급(4급)일부도 이번에 명예퇴직할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는 실정.

특히 같은 세정기관인 관세청에서 이례적으로 국장급과 서기관급에서
명예퇴직을 신청,국세청에서도 이같은 "관측"이 점점 무게를 더해가고 있는
느낌.

<>.명예퇴직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함께 "음지"부서와 "양지"부서가
뒤바뀌고 있다는 점도 세정기관의 새로운 풍속도중 하나.

국세청의 경우 예전에는 본청이나 지방청보다는 일선세무서를
선호,"승진해 본청으로 가기보다는 승진않고 일선에 머무는게 좋다"는
예기가 유행했을 정도였으나 사정한파가 몰아치면서 부조리 발생소지가 큰
일선서 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는 본청근무를 오히려
희망하는 분위기.

일선세무서에서도 그동안 납세자와의 접촉이 많고 세무공무원의 재량권이
커 소위 "물좋은"부서로 불리던 재산세과나 부가가치세과를 지원하는
직원들이 줄어든 대신 그동안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했던 법인세과등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

관세청도 일선세관에서 이사화물을 다루는 무환과나 수출입과등이
직원들의 "선망부서"였느나 이제는 잘못하면 다치는 "기피부서"로 인식돼
아무도 갈려고 하지않아 고민일 정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