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정상간의 지난주 회담은 양국정상회담중 보기드물게 온갖 "불씨"만을
남겨놓았다는 느낌이다.

엔화가치의 수준에 대한 합의를 못봐 외환시장에 또 한차례의 엔고돌풍을
일으켰고 일본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상호간에 만족스런 교감을
나누지못했다.

특히 클린턴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들고나온 "수량적
목표설정"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양국 통상외교에서 뜨거운 감자구실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지난주 미일정상회담에서 교역상대국의
시장개방범위를 구체적으로(수량적으로)설정,통상압력을 가하며 미국시장의
외국제품에 대해서도 점유율의 상한선을 마련해 규제할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이는 한마디로 일본반도체시장에서 "외국제품의 점유율을 20%이상으로
올린다"는 91년의 미일반도체협정과 같은 관리무역의 방식을 자동차
전자제품으로 더욱 확대시키겠다는 얘기이다.

더구나 수출시장에서는 물론 자국시장에서도 구체적인 수량으로
대외교역을통제하겠다는 주장이다.

클린턴대통령의 이같은 경제정책은 특히 반도체 자동차등과 같이 이미
상대우위의 경쟁력을 빼앗긴 분야에서는 철저히 관리무역을 통해 입지를
회복하고 한편으로 금융.서비스.농업분야에서는 자유교역의 기치아래
시장개방을 강요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측은 현재 관리무역에 대한 예상되는 반발에도 불구,상당히 강력한
어조로 그 관철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번 양국정상회담후 미통상당국자는 시장개방의 목표설정은 기본적으로
상대국과의 합의를 전제로 하겠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적으로 분야별 목표도입을 할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엄청난 무역흑자로 항상 대외공략의 제1타깃이 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이번 정상간 합의대로 3개월동안 개방목표설정을 놓고 검토협상을
벌이지만 동의가 없을때는 결국 강제로 목표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미일간에 수량설정의 검토대상으로는 자동차및 그부품 반도체 슈퍼컴퓨터
금융 전자 전기통신등의 분야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이들 분야에서 점유율 수입대수 금액은 물론 수량계측이 쉽지않을
경우 종합적인 수출입증가의 "경향지수"를끌어들여 철저히
일본시장진출성공을 계량화시킬 방침이다.

이에대해 한창 "노"라고 말할수 있는 연습을 하고 있는 일본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야자와(궁택)총리는 정상회담자리에서도 "일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관리무역이나 일방적인 위협에 의해 달성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일단 협상테이블에 불려나가지만 관리무역에 입각한 수량설정을
피하기위해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미국무역적자의 60%정도가 대일적자란점에는 "동정"을 하면서도
"수출입액의 불균형은 미국의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득을 펼칠
구상이다.

일본은 특히 지난 미일반도체협정에서도 "외국제품점유율20%"는
노력하기로 한 기대치였지만 어느틈엔가 미국에 의해 약속치로 둔갑했다는
불신감을 갖고 있어 구체적 수량설정에 대해서는 알레르기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내수확대요구 엔고지지발언 시장확대요구등 과거
어느때보다도 강경한 대일통상외교를 지속하고 있어 목표설정에
응하든지,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실질적노력을 다시
표해야할 입장에 몰리고있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