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당시 선망의 대상이었던 한국경제가 4년만에 수렁에 빠져들게된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경제발전의 생명선이자 원동력은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난 5년간 한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졌다.
그 첫째 원인은 급격한 임금상승이다. 5년간 임금이 평균 2. 3배로
상승했는데,그와같이 급격한 임금상승을 견뎌낼만한 힘이 우리경제엔
없었다.

둘째원인은 부동산 투기붐인데 제조업체는 자금고갈과 고금리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노사분규를 들수있다. 과격하고 빈번한 노사분규는 임금상승과
근로의욕저하를 가져왔고 따라서 생산성과 상품의 품질이 떨어졌던 것이다.

국제경쟁력 저하의 마지막 주된 원인은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된
환율이다. 한국의 물가는 미국에 비하여 2~3배 비싸다. 이는 원화가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돼 있다는 것을 뜻하고,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환율이 달러당 800원에서
1,600원으로 절하되면 수입하는 원료의 총비례비가 제조원가의 50%를
차지한다고 할때 미화로 환산한 제조원가는 약25%절감되고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상승할 것이다.

그러면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 임금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임금상승을 인플레율 정도로 최대한 억제하고 임금상승분의 일부를 기업체
연금기금에 적립한 다음 그 기금운용을 자사회사채및 주식에 제한하면
기업체의 자금조달및 증시발전에 큰 도움이 될것이다.

둘째로 부동산 값과 금리를 내려야 한다. 우리처럼 부동산값이
터무니없이 높은 일본의 경우 동경시내 집값이 지난 4년간 50%이상
떨어졌다 한다. 부동산 값은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등 투기억제 정책과 세제개혁을 통하여 하락시킬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산세를 점진적으로 20배 이상 올려 거기서 생기는 자금으로 열악한
교육환경개선및 기술개발에 투자하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경제원리에 입각한 금리인하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서
인플레율보다 약간 높은 수준(3%미만)까지 금리를 내려야 국제경쟁력이
올라갈것이다.
셋째로 원화를 점진적으로 평가절하하여 환율을 적정수준(구매력
기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 환율을 일방적으로 조정할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으로 원화를 적정수준
이상으로 평가절상토록 노력해왔다. 우리도 원화의 평가절하를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넷째로 생산기술 R&D(연구개발)에 중점 투자해야
한다. 상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설비투자비는 물론 원료의 소모량,생산성
그리고 품질 등등 제조원가및 판매단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이 생산공정기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주력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주력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R&D는 등한히 하고 선진국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는 다른 상품을 모방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체는 세계화전략을 강화하고 고급인적자원을
육성,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이 그러했듯이
고급인력을 요하는 생산시설만 국내에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특히
노동집약적인 생산시설은 과감히 땅값과 임금이 저렴한 해외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 기업체와 정부는 고급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것이다.

새정부가 경제활성화정책을 추진하는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최근에
들어 고임금및 고금리등 근본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한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된 환율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엉뚱하게 수출상품 경쟁력 저하원인이 기술개발 부진에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는 사항은
제조업,특히 수출산업과 중소기업육성을위한 경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시들해진 기업가의 의욕을 부추겨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