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둥지둥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40고개를 훌쩍 넘어 버렸다.
공자님은 40을 불혹의 나이라고 했건만 더욱 깊어져만 가는 온갖 상념들은
어쩌면 범부의 한계가 아닐는지 모를 일이다.

돌이켜 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그리고 또다시 만나면서
살아가는게 우리네 인생이고보면 모든 것이 하찮은 인연으로 하여 시작되고
또 끝나는것 같다. "불암고등학교"로 일컫던 서울대 교양과정부를 끝내고
전기과 전공이 시작되는 2학년이 되자 단지 이름이 서로 비슷하다는
이유때문에 함께 실험조를 이루면서 시작된 우리들의 만남이 이제 20여년을
넘겨 부인과 자녀들까지 함께 자리하는 이렇게 진솔한 모임으로 이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우연찮게도 경부선을 축으로 하여 밀양 대구 김천 대전 서울 출신의
다섯명이 어울려 보고서를 쓰겠다고 모여서는 카드놀이로 밤을 지새고
미팅은 물론이고 설악산으로 졸업여행도 함께 다니면서 다진 우리들의
우정이 졸업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먼저 결혼한 사람이 아직
결혼하지 못한 총각들을 위로하기 위해 돌아가면서 집으로 초대해 모이던
것이 정례화되어 지금은 석달에 한번씩 각자 가장 자신있는 음식을
한가지씩 싸들고 온가족들이 함께 자리를 같이하는 이름도 없는 자그마한
모임 하나가 만들어진 것이다.

경북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박세광교수,신생플랜트의
박철우상무,럭키엔지니어링의 서정일부장,데이콤의 심형섭부장,그리고
필자등으로 이루어진 우리 모임은 회장도 없고 그럴듯한 이름도 없지만
한동안만 소식이 뜸해져도 서로의 안부를 물을 만큼 이제는 안팎으로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하나나 둘만 낳다보면 점차 형 누나 언니등의 의미가 퇴색해질 다음세대를
위하여 우리 자녀들도 서로 친형제처럼 가까워지기를 바라지만 그건 단지
우리의 바람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올해에는 지난해 추진하다 이루지
못한 가족나들이나 다시한번 추진해 보아야 겠다. 어디 콘도라도 하나
빌려 밤새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이야기 꽃이라도 피우면서 처자식
모시고(?)운전기사 노릇 충실하느라 술 한잔 마음놓고 마시지도 못하는
우리 중년남성들의 왜소해진 모습을 술상위에 올려놓고 남성해방론(?)이나
한번 읊어 볼거나.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