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경쟁으로 최장 30개월까지 무이자 할부판매를 해왔던 자동차업계가
할부기간을 줄이는 등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6일 일선 영업소에 공문을 보내 무이자 할부판매기간을
리하게 길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현대는 이 지시에서
차종에 따라 최대 24개월까지 허용한 무이자 할부판매 기간을 뉴그랜저의
우 5개월, 엘란트라.쏘나타는 7개월, 엑셀.스쿠프는 20개월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판매경쟁을 주도해온 대우자동차도 차종이나 모델에 따라 30개월까지
허용했던 무이자 할부기간을 프린스.수퍼살롱의 경우 15개월, 에스페로
는 18개월, 르망은 20개월까지 줄이도록 했다.
무이자 할부기간을 차종에 따라 15~20개월로 책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개월 이상으로도 판매하고 있는 기아도 경쟁업체들의 조처에 맞춰 할부
기간을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이처럼 할부경쟁을 자제하게 된 것은 올 들어 2월까지 현대 대
우 기아 3사의 자동차판매량 가운데 무이자 할부판매 비중이 80%에 이를
정도로 높아져 할부이자 부담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3사
의 무이자 할부판매 비중은 지난해 57%, 91년 37%였다.
업계는 할부기간을 단축해도 판매량이 급격히 줄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
을 위해 할부기간을 더 줄일 계획이어서 거꾸로 수요자들의 차량 구입 부
담은 지금보다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