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의 활황으로 관련부품및 장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도 덩달아
호황을 맞고있다.

그중 대표적인게 반도체금형이다. 반도체제조장비의 대부분이
일본등지에서 수입돼오는 반면 반도체금형만은 국내수요량의 90%이상을
국내 중기가 자체 제작 납품하고있다. 반도체가 첨단수출산업으로
부상함에따라 반도체금형이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중기뉴비즈니스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금형(mold)은 제작된 칩의 마지막 조립과정에 쓰인다. 완성된 칩에
에폭시수지를 입히는 것을 비롯 반도체리드(다리)의 절단및 포밍(구부리는
작업)작업을 연달아 수행한다.

프레스및 사출금형등 일반금형과 다른 특징은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하다는
점.

초정밀제품의 조립에 투입되는만큼 2미크론(1미크론=1천분의1mm)이내의
공차만이 허용된다. 이에따라 초정밀가공에 필요한 밀링머신 머시닝센터
방전가공기 프로파일등 고가의 장비를 고루갖춰야하고 제작에 따른
노하우를 지녀야한다.

이밖에 반도체금형은 1년연속 하루24시간 계속 작업을 수행해야하기때문에
고도의 내열성과 내마모성을 필요로한다. 소재의 선택및 열처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그대신 부가가치가 높은게 반도체금형사업의 강점이다.
반도체의 크기와 현태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되지만 오토몰드 한벌 가격이
7천만~8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품들이다.

국내에서 이부문시장에 먼저 참여한 업체는 한미금형 크라운정공
국제금형등이다. 세회사사장 모두 모토로라 코리아에서 근무하다 독립한
경우이다. 이들업체가 국내 반도체금형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금형과 이를 장착 가공할 수있는 장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국내
시장규모가 2백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도체금형의 수요는 한미금형이 국내처음으로 지난80년 창업된이래 매년
30%이상씩 초고속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64KD램의 생산시점인 83년부터
반도체금형의 수요가 급증,이분야의 기술축적이 이어져왔다. 그결과
80년대 초반만해도 일본등지에서 전량 수입돼오던 반도체금형을 국내기술로
공급하게됐다.

이제는 국내시장에 만족치않고 한미금형 크라운정공등 선두업체는
반도체금형을 수출하고 있다.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금형의 경우 지난해 미국등 10여개국 40여업체로 6백30만달러어치의
반도체금형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회사는 국내선두주자답게 꾸준한
기술축적을바탕으로 금년에 반복정도가 뛰어난 오토몰드전용기를 포함,총
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6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크라운정공은 일손이 달려 수출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회사 김명재사장은 이분야 사업전망이 대단히 밝아 올연말에 인천
남동공단으로 공장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라며 생산능력이 배가되는
내년부터 연간 3백만달러어치를 동남아 미국등지로 내보낼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화려한 발달사를 반도체금형업체가 어렴풋이
대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반도체금형업체들은 지난 3월
국내반도체산업이 저율(0.74~7.19%)의 덤핑마진율판정을 받자 상당히
고무돼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금형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를 유독
반도체금형업체만이 느끼지 못하고 지내왔다.

문제는 지속적인 기술축적이다. 금형업체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반도체메이커들도 이를 위한 동기 유발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반도체금형업체가 세계로 뻗어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