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명 신임 주일 대사는 13일 일본의 거부권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
국 진출계획에 대해 "현재 국제사회는 일본의 경제력에 걸맞는 국제적 기여
를 바라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공대사는 이날 현지 부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견임을 전제한뒤 "
일본은 전세계 국민총생산의 12.4%를 차지하는 경제대국이며 미국은 물론
일본의 침략을 경험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대부분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
사국 진출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 대사의 이런 발언은 한승주 장관의 견해나 외무부 공식태도와는
다른 것으로 대일 외교에 혼선이 예상된다.
한 장관은 최근 거부권을 갖지 않는 상임이사국이라면 일본의 이사국진출
에 반대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외무부는 "현재 진행중인
유엔 안보리 개편작업의 추이를 봐가며 일본의 이사국 진출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이나, 현재로선 거부권을 가지는 상임이사국일 경우 환영할 수는 없
는 처지"라고 밝히고 있다.
공대사는 또 "한-일 지성인으로 구성된 지적 포럼이 필요하다"며 "여기서
두나라 사이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합리적으로 냉정히 논의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대사는 일본의 상업문화 수입과 관련해 "우리도 과거의 열등감에서 벗어
나 좀더 자유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며 "상호주의에 입각해 노력한다면 대중
예술 교류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