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과 경제회생은 어떤 상관관계인가. 동전의 양면과도같은
존재일까,아니면 동반자적 관계일까.

이같은 물음에대한 "해답"이 요즘 관가나 경제계에서 자주 화제가
되고있다. 새정부의 정책기조 주안점이 바로 "부패척결"과 "경제회생"에
맞춰져있는데다 이에따른 반향이나 평가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2일 김영삼대통령이 밝힌 "부패척결 일과성아니다"라는
발언은 또다른 파장을 몰고오고있다. "부정부패 척결이 경제를
위축시킨다는 것은 기득권자의 자기변호 논리다""경제를 살리기위해서도
고질적인 장애요소는 수술해야한다"는등이 이날 대통령이 한 말의 요지다.
김대통령은 이에덧붙여 골프에대한 부정적 시각을 다시한번 노출하며
"아직도 당(민자당)이 정신을 못차리고있다"고 말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그러나 지난 토요일 황인성총리주재로 열린
사정.경제장관회의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것이다.
김종필민자당대표가 지난 일요일 소속의원들과 함께 골프를 친것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불과 2~3일사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집권당대표가 서로
엇갈린 견해를 표출하고 엇갈린 행위를 보여준셈이다.

이런 와중에서 지금 갈피를 못잡고 있는것은 기업이다. 새정부 출범후
서슬퍼런 사정한파,공직자 재산공개파문등을 지켜보며 기업들은 그동안
권력주변의 눈치만 살펴왔다. 그런만큼 각종 경기부양조치에도
불구,투자의욕은 움츠러들기만 했다.

기업의 이같은 위축된 자세를 감지한 새정부경제팀은 얼마전부터 "기업
안심시키기"에 부단히 공을 들였다. 그리고 "사정활동 기업위축
없도록"이란 결론을 도출한 지난토요일의 총리주재 회의에서 마침내 그
결과가 일단락 된것으로 평가됐던 것이다. 그것이 다시 이날 김대통령의
발언으로 원점으로 회귀해버린 셈이다.

물론 부패척결이나 경제회생은 어느것하나 중요하지않다고 할수없다.
중요성의 우선순위를 따지기도 힘들다. 그러나 지난 2~3일간 "권부의
핵심"에서 일어난 일련의 해프닝(?)을 보면서 뭔가 헷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불안심리가 서서히 저절로 진정되어가는 마당에 굳이 총리가
앞장서 그같은 회의를 주재했을 필요가 있었는지,또 대통령이 하룻밤뒤
이를 강도높은 발언으로 꼭 뒤집어야만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그결과로 상처입고 위축되는것은 기업이요,늦어지는것은 경제회생일것이
뻔한데 말이다.

<김기웅.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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