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산을 오르는가" "산이 거기에 있으므로 오른다"이 짧은 대화는 언제
음미해 보아도 은근한 맛이 있다.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휴일은 집에서 푹 쉬어야지 고생스럽게 산엘 왜 가느냐고 한다. 도시의
소음과 공해에 찌들고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의 피로가 집에서 쉬는
것만으로 풀리지 않으므로 우리 마을산우회원들은 산을 찾는다.

처음엔 예닐곱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많이 늘어 회장 부회장 감사에 총무
그리고 고문까지도 선출되어있다.

산행은 평균 스무명씩은 참가하며 당일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특색있는
산을 정한다. 신설동 옛날 연합회관 앞에서 아침 일찍모여 목적지
부근까지는 버스를 이용한다. 비교적 한산한 아침 시간에 도심을 빠져나가
교외의 풍경을 접하게 될 즈음이면 우리 회원들은 자유분방해지기
시작한다. 조용하던 차내가 여기 저기에서 새어 나오는 이야기 꽃으로
술렁인다.

점심 때까지는 산정상에 올라 간다.

그때야 각자 싸온 도시락을 한곳에 펼쳐 놓고 서로 나눠 먹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어떤 산이든 산을 타는 일은 겸손과 땀을
요구한다. 마을산우회원들이 산을 오르는 것은 자연과 호흡하고 땀을
흘리기 위함이지 산을 대상으로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는 각박한 곳을 피해 피해 산을 찾은 우리 회원들에게 산
오르기 시합같은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 끌어 주고 밀어 주면서
한참동안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새 구름이 낮아 보이고 정상에 당도한다.
우리 새마을금고의 참뜻이 생존경쟁의 시대에 서로 협동하여 낙오자 없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인데 마을산우회원들은 위험하고 가파른 산도
겸손과 협동의 마음으로 오르면 모두가 안전하게 정상에 도달하게 되듯이
인생길도 산을 타듯해야 함을 산행을 통해 더욱 공감하게 된다.

멀리 펼쳐지는 산야를 바라보노라면 일상의 근심걱정은 사라져 버리고 이
넓고 큰 자연속에서 작은 내가 그저 깨끗한 공기에 묻혀 크나큰 호흡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산행을 통해 맛보는 신선한 감동과 휴식은 산을 오르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더 많은 작장동료들이 참여하여 이 특권을 함께 누릴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