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술개발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국방부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집행의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국가의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군수 분야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민수로 돌리는 게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일 국방부 등의 93년도 기술개발 예산내역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직
접 출연하는 연구개발비는 모두 6천1백14억원이며, 이 가운데 44%에 해당
하는 2천7백억원을 국방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해 과학기술처는 1천9백70억원, 상공부는 9백억원의 연구개발비
밖에 따내지 못해 비군수산업 분야의 연구개발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방분야 기술개발 예산의 경직적인 운용으로 기술개발 지원 주무부처
인 과기처와 상공부 등이 예산확보 단계에서부터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의 올해 연구개발 예산은 지난해의 2천3백억원과 비교하면 17.4%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과기처는 광범위한 기초과학 분야 연구개발 지원에 쓸 기초과학
진흥기금으로 9백40억원, 특정연구개발사업자금으로 1천30억원을 확보했
을 뿐이다. 또 상공부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
자금으로 고작 9백억원을 정부 예산에서 배정받았다.
이밖에 상공부와 합쳐진 동력자원부는 대체에너지기술 개발자금으로 10
억원, 농림수산부는 특정연구개발사업 자금으로 44억원을 확보한 실정이다.
옛 동자부는 2천1백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더 확보했으나 그것은 한국
전력이 자체 조성한 연구개발비이다. 또 체신부가 확보한 연구개발비도
한국통신이 자체 조성한 연구개발비 2천2백억원과 한국통신 주식배당금 4
백90억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