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이 저지른 범죄가 소매치기보다 가벼운 범죄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6일 열린 광운대입시 부정사건 선고공판에서는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학
부모 피고인들에게 보석신청 기각 및 실형선고 이유를 밝히면서 `범죄비
교론''을 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판에서 30분간 계속된 재판부의 `범죄비교론''은 일부 변호인들
이 재판과정에서 "부정입학인지 모르고, 또는 기부금입학인줄 알고 돈을
준 학부모들은 보석으로 풀어주지 않는 것은 단순절도등 일반 형사범들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라며 `형평의 문제''를 제기한 데 대
한 답변의 성격을 띠었다.

재판부는 변호인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입시부정이 소매치기보다 훨씬
죄질이 나쁘다고 단정한 뒤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나갔다.
우선 소매치기는 수만원 많으면 수십, 수백만원의 금품을 범행의 결과
로 얻겠지만 부정입학으로 얻은 자녀입학의 가치는 부정입학 대가로 준
액수로보더라도 1억여원 이상이라는 것.

또 범행수법으로 보면 소매치기는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인데 비해 입시
부정은 사전에 교직원이나 브로커를 통해 장시간에 걸쳐 범행 모의가 이
뤄진 지능적 고의적 범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데 대한 우리 사
회의 허탈감과 이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낙방 수험생 및 학부모들
의 좌절감 등을 감안할 때 부정입학의 죄질이 소매치기보다 나쁠 수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재판부는 범행동기 가정환경 사리분별력 등 8개항목에 걸쳐 입시부정과
소매치기 범죄를 조목조목 비교한 후 학부모들에게 준엄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의 가족들이 당한 소매치기범에게 법원에서 관용을 베풀 때
쉽게 납득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들에게 쉽사리 관용을 베풀때 많은 수
험생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